유안(劉晏, 716~780)은 산동성 조주 남화 출신으로 자는 사안이다. 현종, 숙종, 대종 때의 경제관료로 안녹산 난 이후 궁핍해진 재정 재건에 큰 공을 세웠다. 권력투쟁에 패해 사사되었다.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다. 725년 현종이 태산에 봉선(封禪)했는데 어린 나이에 헌사를 지어 황상이 크게 기뻐했다. 관직에 들어가 천보 연간 하현과 온현의 현령을 지냈다. 이어 시어사로 승진했다. 안녹산 난 이후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리고 재정을 재건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부국의 명신’이라는 찬사를 받게 된 배경이다. 760년 호부시랑이 되고, 탁지·주전·염철등사에 발탁되었다. 761년 강경이 반군 지도자 사조의와 내통한다는 고발 사건에 연류돼 사천성 통주자사로 강임되었다가 다음해 복직했다. 하남도수륙전운도사를 겸하였다. 763년 이부상서·동평장사 직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764년 권력을 농단한 환관 정원진과 친했다는 것에 연좌되어 태자빈객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전란으로 인해 회하와 황하를 잇는 운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장안으로 물자공급도 어려워졌다. 대종은 그를 하남·강회 이래전운사로 삼아 문제를 해결토록 하였다. 그는 회하와 황하를 잇는 운하 변수를 건설해 원만히 소통시켰다. 이에 따라 매년 쌀 수십만석을 장안에 공급해 물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였다. 당시 쌀이 모자라 관중의 쌀 한 말이 1천 전으로 치솟았고 백성들은 이삭을 주어 금군에게 제공하고 궁궐에는 두 끼의 식사분을 비축하지 못할 정도였다. 대종은 크게 기뻐해 장안 근교인 동위교까지 호위병과 의장대를 보내 그를 환영했다. “경은 나의 소하로다”라며 그의 공적을 한고조 유방을 도와 항우를 꺾는데 공헌한 소하에 비견하였다.

766년에는 천하를 나누어 호부상서 유안과 시랑 제오기에게 재화와 부세를 관장토록 하였다. 특히 그에게 강회·호남 등 강남 지방을 맡김으로써 나라의 곳간을 사실상 그에게 위임하였다. 770년에는 이부상서로서 어사대부 이함과 함께 재상 원재의 모반죄를 국문해 죄를 자복 받고 원재 일당을 제거하였다. 제오기가 시작한 소금 전매제를 충실히 집행해 재정을 굳건히 하였다. 숙종 초기에 전 60만이 들어왔는데 대종 말년에는 1천 2백만 민이 징수되었다. 소금 판매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소금 값이 뛰면 싼 값에 공급해 가격 안정을 도모했다. 이를 상평염(常平鹽)으로 불렀다.

숙종, 대종 기간 거의 20년간 재정 업무를 총괄하면서 부득이 권력투쟁에 휘말리게 되었다. 779년 5월 대종이 죽고 태자 이괄이 덕종으로 즉위했다. 좌복야 유안과 시랑 양염이 서로 사이가 나빴다. 그가 오래 담당한 전운사를 철폐할 수 있다는 등 온갖 악소문이 나돌았다. 양염이 재상이 되자 황상에게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유안은 여간·유충익과 함께 모의하였습니다.” 또한 상서성이 국정의 근본인데 전운사 등 여러 사가 설치돼 권한이 분산되니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고 건의했다. 황상은 천하의 전과 양곡을 모두 금부와 창부로 돌려보내고 유안이 관장한 전운·조용·청묘·염철 등사는 철폐토록 하였다. 이어 주문을 올리는 일을 부실히 했다는 이유로 벼슬을 깎아 사천성 충주자사로 내려보냈다. 형남절도사 유준이 양염과 공모해 “충주자사 유안이 주차에게 구원해 줄 것을 요구한 편지를 보냈는데 대부분 조정을 원망하는 내용입니다.”는 상소를 올렸다. 또 유안이 충주의 병사를 불러 모아 조정의 명을 거절하려 하였다고 모함하였다. 이에 황상이 조서를 내려 그를 사사토록 하였다.

안사의 난이 일어나고 천하가 궁핍해졌을 때 그는 재정을 관장해 장안으로 식량이 공급되도록 하고 운하가 원활히 소통되도록 하였다. 또한 소금 전매제를 통해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였다. 관리를 뽑을 때 원칙과 능력에 따라 선임해 유안 사후 당의 재정을 담당한 관리는 대부분 그가 키운 사람이었다. 그가 전운사가 되었을 때 천하의 호구는 2백만에 불과했으나 말년에는 300여만이 되었다. 재정 수입이 매년 4백만 민에 불과했으나 말년에는 1천만 민이 되었다.

<초당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