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용돈을 10만 원 받는 아이가 있다. 부모는 상벌제를 적용해 용돈을 주고 있다. 아이는 6월에 친구와 다퉜다는 이유로 용돈이 2만 원 깎였고 7월에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적발돼 1만 원이 추가로 깎였다. 낙담한 아이는 마음을 다잡아 집안 쓰레기를 버리고 아빠 구두를 닦아 8월에는 전달보다 2만 원 늘어난 9만 원을 받았다.

그렇다면 3개월 동안 이 아이의 용돈은 얼마나 줄었을까. 정답은 6만 원이다. 3개월 동안 30만 원을 받아야 하는데 6월에 2만 원, 7월에 3만 원, 8월에 1만 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답을 1만 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6월에 2만 원이 깎이고 7월은 6월보다 1만 원 줄었고 8월은 7월에 비해 2만 원 늘었다고 생각해 결국 (-2-1+2=-1)이라는 계산법을 적용한 것이다. 기준을 매달 지급하기로 한 10만 원으로 잡아야 하는데 전월 대비로 잡았기 때문에 이런 착오가 나온다.

이런 계산법은 국가 통계에서도 종종 보게 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5년간 세수 효과(증세 규모)를 5조5000억 원으로 발표해 논란이 됐다. 기준 연도 대비 방식을 적용하면 24조6000억 원이 느는 데도 전월 대비 방식을 적용해 세금이 덜 늘어나는 것처럼 착시 효과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장 교체를 놓고 ‘귀걸이 통계’ 논란이 일고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조사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통계를 놓고 벌어지는 논란이다. 발단은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줄었다’는 통계청의 올해 가계 동향 조사다. 청와대는 올해부터 표본을 5500가구에서 8000가구로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은 고령·저소득층 가구 비중이 늘었는데도 통계청이 지난해 통계와 단순 비교해 발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소득 주도 성장을 추구하는 정부 입장에선 변화된 데이터 설명 없이 결과만 발표해 국민들에게 왜곡된 이미지를 제공한 책임을 물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조급증을 엿볼 수 있는 인사 조치라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장필수 전남본부장 bun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