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杜甫, 712~770)의 자는 자미로 하남성 궁현 출신이다.시성(詩聖)으로 불린다.

대대로 관리 집안으로 조부 두심언은 측천무후에서 중종 시기에 걸쳐 활동한 시인이다. 마오쩌둥이 “나는 이백을 좋아합니다. 도사의 기질이 있는데 두보는 소지주의 입장에 있었습니다”고 주장한 것은 그의 가력(家歷) 때문이다. 20세 무렵 4년에 걸쳐 오월(吳越) 지방을 편력했다. 735년 낙양에서 과거를 치렀으나 낙방했다. 다음해 황하 하류 지방의 여행에 나서 4년여를 소비했다. 741년 섬서성 홍농 출신의 사농소경 양이의 딸과 결혼했다. 744년 낙양에서 이백을 만나 깊이 교유하였다. 섬서성 석문에서 이백과 헤어진 후 ‘겨울날 이백을 그리워하다’와 ‘봄날 이백을 그리워하다’라는 두편의 시를 남겼다. “어느 때나 한 동이 술로 다시 함께 시를 논할까”(何時一樽酒 重與細論文)는 이 때 남긴 시 구절이다. 746년 장안에서 관직을 얻으려 노력했지만 755년 44세 되던 해 겨울에야 뜻을 이루었다.

755년 범양절도사 안록산이 난을 일으켰다. 낙양과 동관을 돌파해 756년 장안에 입성했다. 현종은 사천으로 피난가고 황태자 이형이 영무에서 숙종으로 재위에 올랐다. 두보는 가족을 이끌고 북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섬서성 강촌에 머물렀는데 숙종의 행재소로 가는 중 반군에 잡혀 장안에 압송되었다. 가족을 그리는 마음 속에서 서정시 춘망(春望), 애강두(哀江頭) 등이 탄생했다. “나라는 깨졌지만 산천은 남아 봄이 온 성에는 초목이 무성하네”(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로 시작되는 춘망은 전쟁의 참화를 가장 극적으로 묘사한 명시다. 757년 봉상으로 탈출해 좌습유에 임명된다. 그러나 한달만에 정쟁에 휘말린다. 재상에서 파면된 방관을 변호하다 숙종의 분노를 사 삼사에서 심문을 받게 된 것이다. 이일로 조정을 떠나 강촌의 가족과 재회하였는데 장안이 수복되자 다시 장안으로 돌아왔다. 장안 생활은 의욕을 잃은채 술로 보낸 세월이었다. 곡강에서 술을 마시다(曲江對酒), 곡강에서 비를 맞이하다(曲江對雨) 등이 대표 시다. “외상 술값은 항상 가는 곳마다 있고,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다”라는 명구절도 여기서 탄생했다. 이후 장안 동쪽 화주의 사공참군으로 좌천되었다. 민생으로 시선을 돌려 전쟁으로 고생하는 민초의 삶을 생생히 묘사하기 시작했다. 병기를 씻는 노래(洗兵行)를 거쳐 삼리삼별(三吏三別)에 이르게 된다. (동관리), (신만리), (석호리), (신혼별) 등 여섯 수로 구성되었는데 백성들의 고통과 부패 무능한 왕조에 대한 고발로 점철되어 있다.

759년 벼슬을 버리고 감숙의 진주로 떠났다. 77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말년의 방랑이 시작되었다. 진주와 동곡을 거쳐 쓰촨성 청두에 안착했다. 완화계 주위에 초당을 짓고 주옥같은 시를 완성했다. 검남양천절도사로 부임한 엄무의 도움으로 비교적 편안한 삶을 살았다. 이후 엄무가 40세에 급서하자 기주, 강릉, 공안을 거쳐 악주로 옮겨다녔다. 기주에서 최고의 칠언율시 등고(登高)를 완성한다. 악주에서는 악양루에 올라(登岳陽樓)라는 절창을 짓는다. “친척도 벗도 소식 하나 없고 늙고 병들어 외로운 배한척 달랑 있을뿐”이라는 구절은 두보의 처절한 삶을 잘 표현한다. 죽음에 관해서는 형주 주변의 뇌양 현령이 보내준 술과 소고기를 먹고 그날 저녁 죽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역사가 궈머루는 뇌양에서 부패된 소고기를 먹고 죽었다고 주장한다. 시신은 악주 평강현에 묻었으며 813년 손자 두사업이 낙양 수양산 아래로 이장했고 시인 원진이 묘지명을 썼다.

기이하게도 그의 무덤은 전국에 여덟 곳이나 된다고 한다. 후대 사람들이 그의 명성을 이용하려다 일어난 헤프닝이다.

두보는 경학과 시문을 삶의 기둥으로 삼아온 선비의 전형이다. 시에 경세제민을 강조하고 백성의 고통을 묘사한 내용이 많은 것은 그의 충의관(忠義觀)에 비추어볼 때 당연한 일이다. “강직하여 뜻을 얻지 못했으므로 가슴 속의 생각을 시로 통해 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시인의 인품과 시의 품격이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