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국(李輔國, 704-762)은 숙종 때의 환관으로 숙종과 대종 시대 커다란 권력을 휘둘렀다.

본명은 정충으로 어렸을 때 현종의 측근 환관 고력사의 시종으로 입궁하였다. 외모가 추했지만 두뇌회전이 빨라 상황을 기민하게 파악했다. 40이 넘어서 마구간 장부를 정리하는 말직을 얻었다. 고기를 멀리하고 염불하며 경을 외워 궁중에서 어질고 욕심이 없는 환관으로 평가받았다. 이형이 현종의 태자가 되자 측근이 되었다. 756년 안녹산이 낙양을 돌파해 장안으로 진격하자 현종은 서쪽으로 피난을 갔다. 장안 외곽 마외에서 정예군을 이끈 태자가 용무대장군 진현례와 쿠데타를 도모했다. 그가 중간 연락책을 맡았다. 재상 양국충과 양귀비를 죽이고 태자파가 실권을 장악했다. 태자는 영하성 영무에서 숙종으로 즉위하고 그는 실세로 부상했다. 원수부 행군사마가 되어 군권을 장악했으며 이름도 보국으로 바꾸었다.

757년 장군 곽자의, 이광필, 복고회은의 전공에 힘입어 장안과 낙양이 수복되었다. 숙종과 현종은 장안으로 돌아왔다. 그는 상황이 된 현종이 다시 권력에 복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황과 그 측근들을 철저히 감시했다. 흥경궁에 있던 현종을 태국궁으로 옮겨 감시를 강화했다. 어느날 상황이 궁안을 순시하다가 예무문에 이르렀는데 그가 병사 5백명을 거느리고 가로막았다. 상황의 측근 고력사가 이를 보고 소리치며 제지해 간신히 위기를 벗어났다.

숙종은 그에게 조서와 명령을 선포해 전하고 군대에 관한 일을 모두 맡겼다. 제칙(制勅)은 반드시 그의 서명을 거쳐야 시행되었다. 비밀경찰 수십 명을 두고 항간에서 일어나는 세세한 일도 관찰하고 조사하였다. 주요 판결도 그의 의견에 따라 시행되었다. 일반 환관들은 감히 그의 직책을 말할 수 없어서 오랑(五郞)이라고 칭하였다. 산동의 귀족 이규는 그를 보면 자제로서의 예를 갖추고 오부(五父)라고 불렀다.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관리는 가혹한 고문을 가했다. 궁을 나갈 때는 수백명이 호위토록 해 암살에 대비하였다.

상황은 장경루를 좋아해 자주 신하들에게 연회를 베풀었다. 하루는 사천성 검남의 관리가 누각으로 올라가 같이 술을 마셨는데 이를 숙종에게 허위 보고했다. “상황께서 날마다 외부인들과 교통하고 있으며 진현례와 고력사가 옆에서 부추깁니다” 숙종의 의구심이 깊어졌다. 결국 상황은 흥경궁을 떠나 감로전으로 옮겨 거의 유폐생활과 다름없이 살게 되었다. 고력사도 귀주로 귀양조치 되었다.

761년 병부상서를 겸하였다. 그는 더 나가 재상으로 삼아달라고 요구했다. 숙종은 “경의 공로를 가지고서는 어느 직책인들 할 수 없겠소만, 조정에서 명망 있는 사람들이 아직 동의하지 않으니 어찌하겠소.” 그가 복야 배면 등이 자신을 천거토록 사주하였다. 그러나 배면은 “내 팔을 자를 수는 있어도 재상이 될 수는 없을 것이오”라고 단호히 거부해 뜻을 이룰 수 없었다.

숙종이 위독하자 황후 장씨는 태자 이예를 불러 “지금 주상이 병중인데 이보국은 몰래 정원진과 난을 일으키기로 모의하니 죽이지 않을 수가 없다” 태자가 뜻을 따르지 않자 황후는 셋째 황자 이계를 옹립하기 위해 환관 단항준을 끌어들여 태자와 이보국을 죽이려 하였다. 이보국과 정원진은 군대를 이끌고 인덕전으로 가 월왕과 환관 단항준 등 100여명을 붙잡아 이를 가두었다. 월왕 이계, 연왕 이현, 장황후를 모두 죽였다. 숙종이 죽자 태자가 대종으로 즉위했다. 새로운 실력자로 부상한 정원진은 대판원수 행군사마가 되어 그의 권한을 빼앗기 시작했다. 행군사마, 병부상서를 파직하고 궁궐 밖에서 살도록 했다. 중서령을 파직하고 작위만 박육왕으로 올려주었다. 그가 사례하며 울며 말하기를 “이 늙은 노복이 황상을 끝까지 섬기지 못하니 청컨대 지하에 돌아가 먼저 돌아가신 황제를 섬기게 해주십시오” 얼마 지나지 않아 자객이 그의 집에 들어가 죽였다. 그의 머리와 한쪽 팔이 없어졌다. 자객은 머리는 변소에 버리고 한쪽 팔은 현종의 능묘 앞에 가져다 놓았다. 대종은 나무로 머리를 깎아서 그를 장사지내고 태부의 직함을 추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