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명(史思明, ?~761)은 반란을 일으킨 안녹산의 부장으로 안녹산 사후 당 조정에 귀순했으나 다시 반란을 도모한 무장이다.

돌궐족 출신으로 초명은 솔간인데 현종으로부터 사명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다. 안녹산과 동향인으로 6개 언어에 능통했다. 유주절도사 장수규 밑에서 전공을 세워 착생장, 대장군 등을 거쳐 평로병마사가 되었다. 안녹산의 측근으로 751년 거란과의 싸움에서 그를 구하였다. 산의 계곡에 들어가 근 20일 동안 있으면서 병사 700명을 모아 사정방과 함께 안녹산을 구출했다. 안녹산이 그의 손을 잡고 “내가 너를 얻었으니 어찌 다시 걱정이 있겠느냐”고 말하였다. 752년 하북성 북평태수를 겸하였다. 755년 안녹산이 하북에서 거병하자 난에 동참했다. 하북의 주요 성을 함락시키고 요양을 포위했다. 29일 동안 포위하였지만 함락시키지 못하고 성 아래에서 이광필의 관군과 격돌해 패하였다. 이광필과 하북성 상산에서 40여일을 서로 대치하였다. 곽자의가 병사를 이끌고 오니 보병과 기병이 10여만이었다. 곽자의와 구문성 남쪽에서 맞붙어 대패해 하북성 조현으로 도망쳤다.

757년 안녹산이 아들 안경서에게 살해당했다. 안녹산이 후궁 단씨가 낳은 안경은을 후사로 삼으려 하자 안경서가 취침 중인 아버지를 죽인 것이다. 안경서는 사사명을 범양절도사로 삼고 규천왕에 책봉하였다. 그는 강한 군사력과 강탈한 재력을 믿고 교만하고 횡포해져 안경서가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당 황실이 장안을 수복하고 안경서가 연이어 싸움에 패하자 범양절도판관 경인지가 그에게 당으로의 귀순을 권하였다. “지금 당 황실이 중흥되고 천자께서 어질고 성스러우시니 그에게 돌아가시면 이것은 재앙을 돌이켜 복으로 삼는 계책입니다.” 결국 장수 두자앙을 파견해 13군과 8만 군사를 거느리고 항복했다. 숙종은 그를 귀의왕·범양절도사로 삼고 아들 일곱명에게 높은 관직을 내렸다. 이로 인해 하북이 거의 평정되었다.

그러나 당 황실은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하북성 신도태수 오승은은 은밀히 그를 몰락시킬 계략을 꾸몄는데 사사명의 짐을 뒤져 이광필의 첩지와 그를 따른 반란자 명단을 찾아냈다. 그는 서쪽을 향해 크게 곡을 하면서 말하기를 “신은 13만의 무리를 거느리고 조정에 항복하였는데 폐하께서 무슨 잘못을 하였다고 신을 죽이려 하십니까?” 오승은 부자를 매질해 죽이고 다시 반기를 들었다. 당의 어설픈 공작으로 사사명의 난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하북성 위주를 함락시키고 3만명을 죽였다. 759년 정월 위주성 북쪽에 제단을 쌓고 스스로 ‘대성연왕’이라 칭하였다. 하북성 업에서 관군과 격돌하였는데 정예 5만을 거느리고 분전해 크게 승리했다. 관군이 달아나자 업성의 남쪽에 주둔하였다. 이어서 세가 크게 위축된 안경서와 동맹을 맺었다. 안경서가 사사명의 군영에 와 “신이 장안과 낙양에서 포위에 빠졌는데 멀리서 와 구원해주니 큰 은덕에 보답할 수 없습니다.” 사사명은 그가 아버지 안녹산을 죽인 것을 비난하며 동생들과 함께 모두 죽였다.

하양에서 관군과 결전을 벌였는데 이광필, 하복정, 복고회은, 복고창의 맹활약으로 관군에게 참패했다. 761년 범양에서 대연황제에 즉위해 연호를 응천으로 바꾸었다. 낙양성 북쪽 망산에서 이광필·복고회은 군대와 맞붙어 관군이 방비가 허술한 틈을 타 크게 승리를 거두었다. 하양과 회주가 다시 반군의 손에 들어갔다. 그는 시기하고 잔인해 죽이기를 좋아했다. 반면에 장남 사조의는 겸손하고 사졸들을 아껴 부자 사이가 원만치 못했다. 어린 아들 사조청을 아껴 범양을 지키게 하고 그를 태자로 삼고자 하였다. 이 사실을 눈치 채고 사조의는 부하 마열을 시켜 기습케 하였다. 변고를 알고 담장을 넘어 말을 타고 도망치려 하는 도중 마열의 시종 주자준의 화살에 맞아 말에 떨어져 붙잡혔다. 결국 사사명을 목매달아 죽였다. 사조의는 황제의 자리에 올라 연호를 현성으로 바꾸고 사조청과 생모 신씨를 죽였다. 763년 사조의가 관군에 패해 도망중 목을 매 죽었다. 이로서 사사명의 난이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