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고 생생하게 설정된 배경, 인간과 우주인에 대한 탁월한 성격 묘사,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진행시키는 능력…장대한 스케일로 집필된 지적인 우주 모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 SF소설이 발간됐다.

C.J. 체리의 ‘다운빌로 스테이션’은 두 차례 휴고상을 수상했으며 로커스 선정 세계 50대 SF 소설에 선정된 고전이다. 소설은 27권의 장편으로 이루어진 장대한 ‘유니언-동맹 소설’의 첫 권으로 우주가 개발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지구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지구 세력과 신세계(우주) 세력 간의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되는 과정을 그린다. 번역은 천문학과 우주 공학을 전공한 최용준 전문 번역가가 했다.

인류가 우주로 나가면서 지어진 스테이션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사업을 추진한 단체는 민간 기업 ‘지구 컴퍼니’이다. 스테이션 사이를 돌아다니며 물자를 교환하는 상선들이 생겼지만 스테이션과 상선들은 아직 지구에 의존적이다. 생존에 필요한 물자를 지구에서 조달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룡 기업인 컴퍼니는 스테이션들이 몇 광년 떨어져 있건 상관없이 권력을 휘두르면서 갈등이 진행된다.

이때 작물 재배가 가능한 ‘펠’이라는 새로운 행성이 발견된다. 펠에 건설된 우주 정거장 ‘다운빌로 스테이션’. 펠이 더 이상 지구에 의존하지 않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펠에서 필요한 것을 조달할 수 있는 어떤 스테이션이든 지구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장대한 스케일로 펼쳐지는 우주 탐험은 한여름의 더위를 말끔히 씻어준다. 작가가 제공하는 우주에 관한 지식과 이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전문 번역가의 솜씨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열린책들·각 1만4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