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10.5%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실질적 실업 상태의 인원을 포함한 청년층 체감실업률이 23.2%에 달했다는 점이다. 네 명 중 한 명꼴로 일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절의 최고 실업률 25%에 육박한다.

이처럼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이 절박한 청년 구직자 수백여 명을 속여 임금 등을 갈취한 30대 인력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최근 인력업체 대표 이 모(33) 씨를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서 모(여·2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인력 업체를 운영하면서 소속 근로자 47명의 임금 1억5000여만 원을 체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인터넷 구인사이트에 ‘3개월 수습 후 사무관리직(인사 담당), 월 급여 200만 원 이상 등’ 허위 구인 광고를 게시해 구직자를 끌어 모았다. 이 씨는 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3개월 수습 조건을 내걸고 무안 등 전국 각지로 보내 양파 작업, 택배 하청, 조선업 하청업체 등에서 일을 하도록 했다.

이씨는 특히 업체로부터 받은 도급비를 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외제 승용차를 운행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청은 이 씨에 대한 임금체불 진정·고소 사건이 30여 건에, 피해자가 2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전국에서 모집됐으며 대부분 20~30대 사회 초년생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 구직자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해 임금을 가로챈 이들의 악덕 행위는 죄질이 아주 나쁘다. 일벌백계로 엄중한 처벌을 함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