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필(李光弼, 708-764)은 거란족 출신으로 당 현종, 숙종때의 명장이다. 곽자의와 함께 안녹산의 난을 진압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거란왕 이해락의 아들로 4개 절도사를 겸직한 왕충사의 부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747년 왕충사가 청해성 석보성 공략에 실패해 재상 이임보의 참소를 받게 되었다. “수만 단의 비단을 써서라도 참소를 막아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왕충사가 듣지 않아 국문에 처해졌다. 749년 하서절도부사가 되고 삭방군도부사직에 올랐다. 안녹산의 난이 일어나 낙양을 점령하고 수도 장악 공략에 나서자 곽자의의 추천으로 하동절도사가 되었다.

안녹산의 부장 사사명과 하북성 상산에서 격돌했다. 1만3천의 병력으로 상산으로 진입하자 사사명은 하북성 요양의 포위를 풀고 2만5천의 병력으로 맞붙었다. 양군은 40여일간 격렬한 싸움을 이어갔다. 사사명은 이광필의 식량보급로를 끊으려 하였다. 이광필은 곽자의에게 도움을 청해 하북 구문성 남쪽에서 일전을 벌여 크게 승리하게 된다.

이어서 하북성 항양에서 사사명군과 다시 격돌했다. 해자를 깊게 하고 보루를 높이 하여 적군을 기다렸다. 적군이 오면 지키고 물러가면 뒤쫓았고 낮에는 적진앞에서 시위하고 밤에는 적의 군영을 공격하니 적군이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항양 인근의 가산에서 적군을 대파해 4만명을 목베고 천여 명을 포로로 생포했다. 사사명은 말에서 떨어져 맨발로 걸어서 하북성 박릉으로 달아났다. 이에 하북의 10여 군이 모두 투항했다.

그러나 장안 외곽인 동관을 지키던 가서한이 대패해 장안을 넘겨주게 되었다. 현종이 사천으로 피난가고 숙종이 영무에서 재위에 올랐다. 곽자의와 이광필은 삭방번진의 병력을 이끌고 숙종의 조정에 합류했다. 숙종은 그를 호부상서·태원유수 겸 동평장사로 삼았다. 그는 하북을 다시 장악한 사사명을 막기 위해 5천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태원으로 진군했다. 태원 방어를 위해 해자를 파고 벽돌 수십만 장을 만들어 성이 파괴될 때마다 보수하였다. 사사명이 10만의 병력을 모아 태원을 포위하니 공성전이 1개월 넘게 계속되었다. 사사명은 물자공급을 끊어 관군의 항복을 유도했다. 그는 거짓으로 항복한채 하며 적 진영까지 땅굴을 파 혼란시키고 기습작전을 펴 1만명의 적을 죽였다. 안녹산이 죽었다는 소식에 사사명이 부장 채희덕을 남기고 범양으로 돌아갔다. 결사대를 거느리고 공격해 7만명을 죽이고 태원을 사수했다.

안녹산 사후 사사명이 반군의 새 지도자가 되어 759년 사사명과 하양의 결전을 벌이게 된다. 그는 하옥정, 복고회은, 복고창 등이 전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적군과 죽기로 싸우도록 독려했다. 고함소리가 하늘과 땅에 울려 퍼졌다. 1천여 명을 참수하고 500명을 포로로 잡았으며 물에 빠져 죽은 자가 1천여 명이었다. 760년 태위 겸 중서령의 직위가 더해졌다. 산서성 심류 상류에서 3천여 적을 참수하고 하양 서쪽에서 1천5백여 적을 목베었다.

그러나 유리한 전황은 망산에서의 패배로 반전되었다. 조정은 이광필에게 낙양 공략을 명하였다. 결국 제대로 진영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사사명군에게 참패했다. 하양도 다시 잃었다. 그런 와중에 사사명의 장남 사조의가 반란을 일으켰다. 사사명은 어린 아들 사조청을 아껴 범양을 지키게 하고 태자로 삼고자 하였다. 결국 사조의가 사사명을 목메달아 죽였다.

사조의의 죽음으로 7년여의 난이 종식되었다. 태주의 원조가 일으킨 반란도 평정되었다. 그는 주문을 올려 “원조를 사로잡았고 절동이 모두 평정되었다”고 보고했다. 20여만의 무리를 진압하였다. 곽자의, 이광필, 복고회은이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그는 임회왕의 봉작을 받았는데 환관 정원진이 권세를 휘두르면서 조정내 입지가 크게 나빠졌다. 토번의 장안 침공에 적극적으로 싸움에 임하지 않았다. 이로써 부하들과 소원해진 가운데 754년 세상을 떠났다. 곽자의가 부하들을 너그럽게 지휘하는 덕장이라면 그는 군략을 잘 구사하는 지장이다. 특히 직접 군사를 이끌고 적군과 싸운 공적에서는 곽자의를 능가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