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상청(封常淸, ?~756)은 산서성 임의현 사람이다. 고구려 유민 출신인 고선지 장군의 참모가 되어 서역정벌 등에 큰 공을 세웠다. 안녹산의 난때 음해를 받아 처형되었다.

일찍이 외조부가 죄를 지어 유배되었는데 손자에게 글을 읽도록 가르쳤다. 외조부 사후 30세 되도록 빈한하게 살았다. 자치통감에는 그가 어려서 부모를 잃고 가난하고 가늘게 몸이 야위고 눈이 어그러졌으며 한쪽 다리가 짧았다고 기록되있다. 도지병마사 고선지 장군 관사 앞에서 수십일간 하인으로 받아줄 것을 청해 휘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달해부가 반란을 일으켜 고선지가 처벌하였는데 그가 임의로 승전보고서인 첩서(捷書)를 작성하였는데 마음에 쏙 들었다. 고선지가 절도사가 되자 그를 부사령관급인 판관(判官)으로 임명했다. 고선지가 정벌을 하러 나가면 그를 유후(留侯)로 삼아 직무를 대행케 하였다. 고선지 유모의 아들인 정덕전이 낭장으로 있었는데 그를 업신여겼다. 하루는 정덕전이 뒤에서 말을 타고 달려 나가면서 그를 부딪치고 지나갔다. 그는 정덕전의 무례를 엄히 꾸짖었다. “나 봉상청이 본래 가난하고 지체가 낮은 출신이지만, 오늘 장군의 명으로 유후가 되었는데 낭장이 어찌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업신여기고 부딪치는가.” 곤장 60대를 쳤다. 고선지의 처와 유모가 문밖에서 큰 소리로 울부짓으면서 지원하려고 하였지만 허사였다. 이후 군대안에서는 그를 두려워하며 숨소리조차 삼갔다고 한다.

천보 6년(747) 고선지를 따라 소박율을 격파했다. 동년 12월 고선지가 부몽영건의 뒤를 이어 안서절도사가 되자 경왕부 녹사참군으로 임명하고 절도사 판군으로 삼았다. 식량 생산, 물자 관리 등의 업무를 맡겼다. 천보 10년(751) 고선지가 하서절도사가 되자 판관으로 임명하였다. 왕정견이 고선지 후임으로 안서절도사가 되자 그를 사진 지택영전부사·행군사마로 삼았다. 752년 안서사진절도사가 되었다. 753년 안서절도사가 되어 키르기스탄의 대발륙을 공격해 승리했다. 참모인 단수실이 건의하기를 “오랑캐 군사들이 여러차례 패배하며 우리 군을 유혹하니 주위의 산과 숲을 정찰해야 합니다.” 그가 이를 따라 복병들을 사로잡고 적의 항복을 받아냈다. 754년 조정에 들어와 어사대부가 되었다. 그의 아들에게 5품 관직이 제수되고 부모에게 봉작이 주어졌다. 그는 성품이 부지런하고 검약하여 출정할 때도 자신의 말은 한두 필을 넘지 않도록 하였고 상벌이 엄정하고 분명하였다.

755년 어양에서 안녹산이 거병했다. 파죽지세로 서진했다. 장안이 위태로워졌다. 현종은 그에게 안녹산을 격파할 방책을 하문했다. 답하기를 “신이 청컨대 말을 타고 낙양으로 가서 창고를 열어 굳세고 용감한 사람들을 모으고 말채찍을 휘두르며 황하를 건너게 해주시면 빠른 시일내 반역자의 머리를 가져다 궁궐 아래에 올리겠습니다.” 그를 범양, 평로절도사로 삼으니 바로 낙양에 이르러 열흘동안 6만명의 병사를 모았다. 하남성의 하양교를 끊고 배수진을 쳤다.

안녹산 군이 낙양에 접근하자 하남성 무뢰, 규원에서 싸웠으나 패하였다. 낙양성을 지키며 도정역, 선인문에서 싸웠으나 패해 서쪽으로 도망쳤다. 봉상청군은 모두 평민이고 군사훈련을 받지 않아 용감한 적군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그는 고선지에게 장안 외곽의 동관에서 방어진을 칠 것을 건의했다. “동관에는 병사가 없으니 만약 돼지 같은 적들이 동관으로 진입하면 장안이 위태롭습니다. 하남성 섬군을 지킬 수 없으니 동관을 지키는 것이 더 낫습니다.” 둘은 병사를 이끌고 동관으로 가 방어에 나섰다.

군대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환관 변령성과 고선지는 사사건건 대립하였다. 변령성이 둘이 섬군을 지키지 않고 동관으로 이동한 것을 허위 보고했다. 격노한 현종이 처벌을 명하였다. 변령성은 그에게 칙명을 선포하였다. 그가 유언으로 표문을 썼는데 “신이 죽은 뒤에도 바라컨대 폐하께서는 이 역적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의 말을 잊지 마십시오.” 현종은 장안을 지키지 못하고 사천으로 도망갔고 이후 7년간 천하가 혼란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