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500일 만에 세월호 선체 내부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동안 세월호 선체 일부가 공개된 적은 있었지만 세월호 선체 내부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된 ‘선체내부공개 미디어 데이’에 참가한 광주일보 취재진이 살펴본 세월호 내부 모습은 외부보다 더 처참했다.

선조위의 안내에 따라 서비스 타워(계단)를 통해 진입한 D데크는 세월호 인양 이후 안에 적재된 차량 등을 꺼내 텅 빈 공간이었지만, 코를 찌르는 악취와 함께 4년전 그날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선체 천장은 녹슨 철근과 전선 등이 뒤엉켜 있었고, 갑판 외판 쪽은 심하게 뒤틀려 암담한 분위기를 더했다.

D데크 양 옆 쪽에는 노란 철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노란 기둥은 선체 수색과 조사 과정 등에서 좌현이 무너질 우려가 있어 설치한 지지대로, 세월호 선체와 구분하기 위해 노란색을 선택했다는 게 선조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관실 입구에 난 문으로 들어가 성인 1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어두운 계단을 오르자 3층 객실이 있는 중앙로비가 시야에 들어왔다.

3층 중앙로비는 일반인 승객과 단원고 학생 대부분이 이용했던 공간으로, 안내데스크와 카페, 식당 등 편의시설이 모여있던 장소다.

중앙로비를 지나 단원고 2학년 7반, 8반 등 남학생들이 단체로 묵었던 4층 좌현구간에 들어서자, 다른 구간보다 더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가 누우면서 천장이 내려앉은 4층 좌현 협착부분은 그동안 수색과정에서 단원고 학생의 교복 등 여러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다.

하지만, 직립 전까지 수색이 어려웠던 구간 중 한 곳으로, 이날도 단원고 학생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용 가방 등이 끼어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선조위는 애초 이날 기관실도 진입하기로 했으나, 안전상의 이유와 함께 아직 수습되지 않는 진흙 등이 있어 기관실 앞까지만 공개했다.

이날 선체내부 마지막 공개 장소인 D데크 타기실 앞에 선 이정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사무처장은 “타기실은 배의 방향을 조정하는 기계실로, 침몰 원인 등을 밝힐 수 있는 조타 장치를 타기실에서 수거해 현재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처장은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핀 안전기가 최고 25도까지 돌아가지만 현재는 51도까지 돌아가 있다”며 “육안으로 보이는 것을 먼저 확인한 뒤 선체 내부 변형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선조위는 6월 중순부터 3주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뒤 오는 7월 초부터 선체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수색 장소는 4층 객실 좌현 협착 부위와 아직 진입하지 못한 기관구역이다. 수색이 끝난 뒤 선조위는 해수부에 마지막 추가 수색을 요구할 예정이다.

선조위는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33가지 조사용역을 발주해 현재 5∼6개를 제외한 결과를 받았다.

선조위는 이를 토대로 조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뒤 오는 7월 9∼20일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정부와 국회에 보고한다.

/목포=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