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단체들의 역할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 서비스를 하는 한편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광주 지역 경제 단체들은 이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다. 주요 경제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제계 최대 이슈인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산입 범위’ 등에 대한 기업 의견과 지원 사항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건의해 예상되는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역의 대표적인 경제단체인 광주상공회의소의 경우 회원으로 속한 2550여 개 기업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광주고용지청 내 관할 지역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예상되는 비용 부담이나 필요한 지원 대책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손을 놓고 있는 듯하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이 갑자기 줄면 대체 인력 추가 고용, 휴일근로 가산 지급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도 시행까지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실태 조사는커녕, 간담회나 설문조사조차 하지 않는 등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지역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라는 말이 무색한 형편이다. ‘경제인 친목단체’로 전락한 지 오래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중소기업이 겪는 애로 사항을 듣고 중앙부처나 지자체 등에 건의해 도움을 줘야 하는 경제단체들이 손을 놓고 있으면 기업들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경제단체들은 단순한 민원이 아닌 지역의 경제 현안 해결 방안을 정당과 후보들에게 제안하면서 보다 능동적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