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자연계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수학 관련 문항 가운데 ‘기하’가 오는 2021 대입수학능력시험 출제범위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 국어영역에서는 일반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포함 여부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해 12월부터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에 관한 외부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가운데 그 연구팀이 최근 교사,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포함된 예시안이다. 유웨이중앙교육측이 입수해 지난 6일 공개한 예시안에 따르면 수학영역의 경우 1안과 2안이 복수로 제시됐다. 2021수능은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치른다.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은 1안과 2안 모두에서 ‘기하’가 출제범위에서 빠졌다. 실제 수능에서도 시험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수학에서 ‘기하와 벡터’는 수험생들이 고전하는 부문이다. 실제 ‘기하와 벡터’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 9문항(29점)이 출제되기도 했다.

인문계열 수학 나형의 경우 공통과목인 ‘수학’이 1안에는 출제범위에 포함되고, 2안에서는 제외됐다. 1안이 채택되면 상대적으로 인문계열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안게될 것이라고 유웨이중앙교육측은 분석했다.

역시 1·2안으로 제시된 국어영역에서는 일반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포함 여부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언어와 매체’가 포함된 1안은 현행 수능의 하위 출제영역(화법, 작문, 문법, 독서, 문학)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럴 경우 평가체제의 안정적 운영은 가능하지만 일반선택을 출제범위에 모두 포함해 과목 선택 폭이 축소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어와 매체’를 제외하는 2안은 수능 과목 수(3개)가 지금과 같아 부담은 없지만, ‘문법’ 과목이 제외돼 문법교육이 소홀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2018 수능에서는 문법 5문항(11점)이 출제됐다.

관련 학계 등에서는 “이미 공통과목인 국어에서 문법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능 시험범위에서 빠질 경우 수험생들의 부담은 줄지만 문법교육의 약화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단일안으로 제시된 과학탐구 예시안에는 진로선택인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도 출제범위에 포함됐다. 진로선택과목 제외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지만 이들 과목은 2009 교육과정에 따라 현행 수능에도 출제범위에 포함돼 있다.

영어와 사회탐구, 직업탐구 영역은 기존 출제범위와 별 차이가 없다.

교육부는 지난 2017년 8월 수능개편안 유예 발표 당시 2021학년도 수능시험 범위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과 학생의 학습량을 고려해 이달 중 출제범위를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1학년도 수능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따라 개편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절대평가 확대 논란으로 개편이 1년 미뤄지면서 수능 체제와 교육과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었다.

유웨이 중앙교육 관계자는 “2021학년도 수능은 새로운 교육과정과 기존 수능체제가 결합하는 만큼 시험 범위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고 말했다.

/윤영기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