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몸조심 행보에 나서고 있다. 행사 시기를 조정하는데도 선거법 저촉 여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 결정하는 등 괜한 오해를 받을 행동을 하지 말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23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4월 6일부터 순천만정원에서 열리는 봄꽃축제 기간 중 ‘제 5회 한평정원 페스티벌’을 개최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원래대로 9월에 열기로 했다. 순천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구두 자문을 받은 결과,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순천시는 봄꽃축제 때 다양한 정원 산업을 발굴하기 위한 ‘대한민국 정원산업디자인전’이 열리는 만큼 정원 문화와 관련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한평정원 페스티벌’을 동시에 개최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포기해야 했다.

선관위는 시민들이 몰리는 행사를 예정과 달리 앞당기게 될 경우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가을에 열린 한평정원 페스티벌은 꽃과 나무를 가꾸는 정원을 도심 문화로, 정원 산업으로 확대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 지난해 8월말 열렸던 ‘순천만 국제교향악축제’도 내부 검토 과정에서 올해 개최 시기를 앞당기려다 없던 일로 했다. 지난 한 해 치러진 27개 축제 중 가을에만 11개가 집중되는데다, 효율성 등을 고려했지만 지방선거 시기 등을 감안했다는 게 순천시 설명이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