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동 유적지는 2000여년 전 선사시대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귀중한 공간이다. 1990년대에 다양한 생활유물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북구 운암산에서 북서편 영산강이 흐르는 곳이 신창지구다. 신창유적지는 영산강 유역의 충적대지와 낮은 구릉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유적의 북쪽 1.5㎞에 월계동 장고분(기념물 제20호)이 있다.

신창동 유적지가 위치한 곳은 기원전 1세기 경에는 배후습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습지에 버린 생활도구들이 큰물이 지면서 한꺼번에 흙모래에 덮쳤고 이후 발굴이 됐다. 전문가들은 “적갈색 황토사질층이 흑갈색 유기물층을 감싸서 보존된 저습지 유적”이라고 했다.

국내 최대 선사문화 복합유적지이자 대표적인 저습지(低濕地) 유적지인 광주 신창동 유적지에 선사체험 학습관이 들어선다.

신창동 유적지는 세계 최대의 벼 생산 유적을 비롯해 각종 칠기와 수레바퀴 등 국내 최고의 선사시대 목기(木器)유물이 출토돼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논벼(수도·水稻)와 밭벼(육도·陸稻)의 생산기반을 가진 선사유적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을 갖춘 곳이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유적지 내 1만500여㎡ 부지에 전체면적 3000㎡ 규모의 선사체험 학습관과 5000㎡ 면적의 야외 체험 학습장을 오는 2020년까지 조성한다.

학습관에는 선사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실을 비롯해 체험실, 수장고, 시청각실, 사무실 등이 들어선다. 야외 학습장에는 어린이 선사유적지 발굴 체험장뿐 아니라 옛 선조들이 경작했던 벼농사 체험장, 원형과 장방형 등 형태의 움집 체험장이 설친된다. 또한 사냥과 어로 체험장, 망루 등 다양한 시설이 설치돼 과거 생활방식 등을 가늠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먼저 내달 선사체험 학습관과 야외 체험장의 전시와 체험시설에 대한 기본 구상과 운영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에 들어간다. 이후 5월부터는 기본 및 실시설계,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친 뒤 오는 2019년 초 공사에 들어가며 사업비는 120억 원이 투입된다.

광주시는 2016년 신창동 유적 활성화 전담팀(TF)을 구성해 선사체험 학습관 건립 필요성을 확인했다. 또한 문화재청과 예산지원, 사전평가 등 협의를 마친 상태다.

광주시는 신창동 유적지가 대도시 인구 밀집지에 있는 만큼 공원형 선사문화 유적지로 정비하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도시민의 여가 공간 활용, 주민참여 유도, 각종 선사문화 교육공간 등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신창동 유적지에서는 초기 철기시대부터 마한 초기에 이르는 유물 등도 발굴돼 학계 관심을 끌었다. 이곳을 매개로 ‘잃어버린 역사’로 인식되었던 마한의 초기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다. 물론 영산강권 유역에는 기원전 3세기부터 4세기까지 정치체를 형성했던 마한 유적 523건(문화재 지정 38건)이 산재해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신창 유적지는 학술 가치와 선사문화에 대한 상징성과 정체성을 가진 유적이지만 40여 년간 학술적 발굴과 보존에 치중했다”며 “향후 다양한 체험 위주의 학습관을 건립함으로써 유적의 보전·관리, 활용 등 지역의 대표적인 열린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성천기자 sk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