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오리 사육지인 나주와 영암에서 겨울철 오리 사육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위험도가 나주와 영암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전남지역 AI 발생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전국 오리 사육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주·영암은 육용 오리 사육 밀도가 높고 계열 농가끼리 사람, 차량 등의 이동량도 많아 AI 감염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주와 영암을 끼고 있는 영암호, 영산호, 영산강 중류에는 철새도래지와 넓은 평야 지대가 있어 철새 서식과 이동에 따른 오염원 노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점도 AI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이번 겨울 전남에서 발생한 AI 11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6건이 나주(2건)와 영암(4건)에서 발생한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방역당국이 육용 오리 사육 밀도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나주·영암과 인접한 함평, 무안을 비롯한 곡성, 구례, 보성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겨울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남지역에 대해 특별 방역에 나서는 등 방역 관리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정부는 전남을 특별방역 지역으로 설정해 AI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전남도는 입식 단계서부터 신고 절차를 강화하는 등 사육 전 과정을 통제하고 나섰다. 하지만, AI 발생 추이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겨울 전국 가금류 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 14건 가운데 11건이 전남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영암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강진과 장흥에서 동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은 합동으로 전남 특별 방역에 나섰다.

질병관리부장을 단장으로 한 32명의 검역본부 특별방역단은 지난 11일부터 나주 등 주요 오리 사육지역 방역 실태를 지도·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을 점검하고 있다. ‘중앙 파견단’ 이 전남 방역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전남도는 오리농장 신규 입식 신고 처리 절차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시·군에서 신고를 접수해 동물위생시험소 AI 검사 후 농장 점검을 거쳐 승인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전남도가 직접 관리에 참여한다. 시·군은 입식 신고 접수, 농장 점검 후 내용을 보고해 도의 확인을 받아 승인 처리해야 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은 물론 겨울이 가기까지 AI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면서 “당국의 방역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농가에서 자율적으로 차단 방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