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류 인플루엔자)로 축산 농가가 쑥대밭이 됐다. 방역과 차단 등 매뉴얼대로 진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예방과 확산 차단에 실패한 전남도가 AI 병원체를 옮기는 철새의 도래지로부터 닭·오리 등의 축사를 옮기는 방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AI바이러스는 통상 중부 지역에서 먼저 검출됐으나 올해는 순천 등 남부 지역에서 시작해 한 달 새 전남에서만 8건의 고병원성 AI가 확인됐으며 그동안 65만 마리나 살처분됐다. 전남도와 시·군은 AI전담 조직까지 꾸렸지만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예찰·방역 외에는 근본적인 차단책이 없는 셈이다.

이에 전남도가 먼저 닭·오리 축산 농가를 철새 도래지 3㎞ 밖으로 이전키로 했다. 또 나주·영암과 같은 사육 밀집 지역은 바이러스의 이동·확산을 막기 위해 농가 간 거리를 500m 이상 떨어뜨리기로 했다. 전남도가 지난 10년간 살처분 비용으로 약 1900억 원을 투입한 점에 비춰 보면, 예산 지원을 통한 농가 이전이 타당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대책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농가의 협조 여부에 달렸다. 사육지는 기본적으로 농가들의 재산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도는 농민들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 농가들도 축산의 흐름이 엄격한 방역 시설을 갖춘 동물 복지형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 최대한 이전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