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의원총회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안 대표발(發) 바른정당 연대 및 통합론으로 촉발된 국민의당의 내홍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 결국 수습되지 못했다.

특히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해온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의 경우 “왜 자꾸 햇볕정책과 호남 포기를 강요하는 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것인지, 통합 관련 당대표 입장이 왜 자꾸 바뀌는 것인지 답답하다”며 평화개혁연대를 꾸려 통합파에 맞서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의총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논의를 두고 의원들은 찬반 양측으로 갈려 격돌했지만 ‘통합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의총에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토대로 ‘통합이 최선이며, 제 2당으로 올라설 기회’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이어 내년 6·13 지방선거를 함께 준비하는 선거연대를 모색하고, 나아가 통합까지도 검토하는 등 외연 확대에 나서는 게 최선이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복수의 참석자들은 “의총장 전체 기류는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통합론을 주장하는 안 대표 측 주장은 명분이 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호남의원들은 ‘통합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와 만나 “안철수 당 대표가 통합 관련해서 자꾸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통합을 반대하는 다수의 의원들과 함께 평화개혁연대를 꾸려 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도 의총 도중 기자와 통화에서 “안 대표는 당 대표 경선 때 바른정당 등 다른 정당과의 통합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발언했고, 어제도 당 전현직 지도부와의 오찬에서도 통합 추진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당 대표가 자꾸 말을 바꾸면 되느냐’고 지적했지만 ‘통합이 최선’이라는 답밖에 없다. 왜 자꾸 햇볕정책과 호남 포기를 강요하는 정당과 합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천정배 의원은 이날 의총 관련 서면자료를 통해 “국민과 역사를 믿고 주저 없이 평화개혁의 길로 가야한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당이 패망으로 가는길”이라며 통합에 반대했다.

한편, 의총 도중 정책연대를 우선 추진하면서 ‘당대당 통합’ 논의는 잠정 중단하자는 타협안도 나왔으나 다수의 공감을 사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