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년 이종선(27)씨는 지난해 5월 광주 무등시장에 수제버거와 수제맥주를 창업아이템으로 ‘레벨버거’(level burger)를 열었다. 당시 광주지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동강 페일에일’과 ‘이볼트윈 모던 IPA’ 등 10여종의 수제맥주를 선보이며 젊은층 고객확보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치맥’(치킨+맥주)에 이어 ‘버맥’(버거+맥주)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덩달아 성업을 이어가고 있다.

#2. 지난 13일 정식 오픈한 광주시 서구 농성동의 평양냉면 전문점 ‘광주옥’에서는 독특하게 수제맥주를 팔고 있다. 이북음식인 평양냉면이 주메뉴라는 점에 컨셉을 맞춰 북한지명이 붙은 ‘대동강 페일에일’을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중년층 손님들도 처음엔 익숙지 않은 맥주이름에 당황하는 기색도 역력했지만 이제는 주력메뉴 중 하나로 자리를 굳혔다.

‘수제맥주’ 열풍이 불고 있다. 다양한 맛과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최근 광주에서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전문점과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

15일 광주지역 요식·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각국의 맥주를 수입해 팔던 ‘세계맥주전문점’ 등의 인기가 시들해진 대신, 수제맥주전문점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수제맥주가 주목받는 창업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1913광주송정역의 ‘밀밭양조장’은 고창의 한 브루어리(양조장)에서 생산한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고, 수제맥주전문점 ‘더짠’의 경우 광주시 남구·광산구·서구 일대에 속속 가맹점을 확장하는 추세다.

광주지역 최초로 다양한 맥주를 파는 바틀샵(Bottle Shop)인 동구 동명동 ‘맥 바틀샵’에서는 수입맥주는 물론, 국내외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그만큼 수제맥주에 대한 지역 내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수제맥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점차 인기가 높아지자 아예 양조시설을 갖춘 곳도 생겼다. 지난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직접 막걸리나 맥주 등 주류를 제조해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동구 동명동 ‘에프터웍스’는 지난 9월 국세청으로부터 양조허가를 받고 광주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밀로 만든 ‘광산바이젠’, ‘무등산 필스너’, ‘영산갈 둔켈’, ‘동명ESA’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수제맥주를 생산·판매 중이다.

이처럼 개성이 뚜렷한 다양한 품목의 수제맥주는 ‘차별성’과 ‘경쟁력’이 중요한 창업시장에서 유망 받는 아이템이 됐다.

기존 한정된 종류의 맥주만 마셔오다가 맛과 향이 다양한 수입맥주가 유통되면서 다양한 취향들이 생기게 됐고,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들어 개성이 뚜렷하고 품질까지 뛰어난 수제맥주가 등장하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200억원 안팎의 국내 수제맥주 시장도 10년 뒤면 2조원대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시장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박기웅기자 pbox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