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구성원들이 민립 대학의 정체성에 부합한 인사들을 임시 이사로 파견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임시 이사 파견권을 가진 교육부가 조선대 설립의 역사성과 학내 민주화 과정 등을 이해하지 못해, 자칫 대학의 화합을 해칠 인사나 과거 대학 행정을 농단했던 인물을 선임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교육부는 조선대 이사회의 의사 정족수 부족에 따른 임시 이사 파견 결정 이후 최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18명의 임시 이사 후보 명단을 제출했으며, 사학분쟁조정위는 빠르면 이달 말 9명의 임시 이사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조선대와 지역 사회가 임시 이사 후보의 면모를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학내 민주 세력과 대립 관계에 있는 옛 경영진이나 타 사립대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인사가 포함돼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조선대 구성원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2기 이사 즉각 퇴진 및 국민 공익형 이사회 실현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최근 시민사회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모두 18명의 임시 이사 후보 명단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들 후보에는 대학 대표를 비롯해 시민사회·범대위·총동창회·공익형 이사 후보 등이 포함돼 있다. 교육부가 조선대 범대위의 임시 이사 후보 명단을 수용하거나 최소한 지역이 경계하는 인물만은 배제하길 바라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범대위는 특히 7만2000여 호남인의 성금으로 설립된 조선대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정이사 체제로 돌아선 2010년부터 최근까지 이사회의 파행적 운영으로 축적된 대학의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임시 이사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조선대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역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명망 있는 인사를 선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