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이 ‘안심 상권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핫’한 동네로 떠오로는 지역에서 임대료가 올라 소규모 상점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건물주들과 임대 기간 보장·임대료 인상 자제를 약속하는 협약을 맺는 등 지자체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평가가 나온다.

순천시는 최근 건물주가 임대료 기간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 자제에 자율적으로 동참할 것을 약속하는 건물주·임차인·순천시 간 ‘젠트리피케이션 예방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순천 남제·장천·저전동 일대 건물주 45명과 임차인 46명을 비롯,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순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이 참여했다.

협약에 참여한 건물주들은 5년 간 임대 기간을 보장하고 임대료를 올리는 것을 자제키로 했다. 주민협의체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예방하기 위한 모니터링에 나서고 순천시는 상가 활성화를 위한 시설 개선사업을 펼쳐 지원키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 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칫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취지가 반영됐다는 게 순천시 설명이다.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구로 선정되면 낙후된 도시환경이 개선되면서 임대료·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세입자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순천시는 ▲장천·남제동을 중심으로 빈점포를 활용한 상권 활성화, 스마트시티 시범거리 등을 조성하는 ‘중심시가지형’ 사업과 ▲저전동에 지역공동체 거점을 만들고 빈집을 활용한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일반근린형’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을 정부에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핫’한 지역 뿐 아니다. 도심 공동화가 우려되는 지역에서도 상생 분위기를 확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순천시는 17일 ‘도시재생 청년 창업 챌린지 숍’을 확대 운영키로 하고 참여할 청년 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젊은층 인구 유출로 우려되는 도심 공동화를 막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청년들이 들어설 순천시 시민로 중앙시장과 성동초교 인근 건물주들은 5년 간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순천시도 청년 사업자들의 임대료를 60% 지원하며 힘을 보태기로 했다.

앞서, 순천시는 지난 2015년에도 시민로 중앙시장과 성동초교 인근 상인들과 ‘상생 협약’을 체결했었다. 당시 건물주들은 보증금을 없애고 5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순천시 관계자는 “도시 재생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며 “지역이 활성화하면서 생기는 이익을 건물주·임차인·원주민 등 지역 주민들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