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 ‘나이롱 환자’가 되라는 말은 이제 그만
2017년 09월 25일(월) 00:00 가가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운전 중에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들이받은 것이다. 몸 상태는 크게 나쁜 것 같지 않았고, 차에서 내려 자동차의 파손 상태를 살펴보니 범퍼가 조금 찌그러진 정도였다.
상대방으로부터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에 대한 약속을 받은 다음, 일단 회사로 향했다. 이와 같은 일을 겪은 뒤 주변 사람에게 얘기하면 처음 듣는 이야기는 보통 이렇다. “일단 병원에 입원하면 합의금도 더 받고 회사도 며칠 쉬고 얼마나 좋아?”. 흔히 말하는 ‘나이롱 환자’가 되라는 소리다. 물론 교통사고를 당해 실제 몸이 아파도 회사에서 싫은 소리라도 들을까 걱정돼 그동안 마음껏 드러누워 보지 못한 대다수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따져보면 보험 사기 범행을 교사하는 것이 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13∼2016년 보험사기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보험 사기 피해액은 2조5000억 원이고, 보험 사기로 인해 금융당국이나 보험회사에 적발된 인원만 32만 명이라고 한다.
혹자는 돈 잘 버는 보험 회사들이 손해를 좀 보는 게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보험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연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수인이 미리 일정한 금액(보험료)을 출연해 공통 준비 재산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실적으로 재해를 입게 되는 사람에게 일정한 금액(보험금)을 지급하고 경제생활의 불안을 제거 또는 경감해주는 제도다.
그런데 보험 사기 사건이 많아지게 되면 보험금 청구를 받는 보험회사는 점점 더 엄밀하게 조사를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실제로 사고를 당해 보험금이 급히 필요한 사람은 적절한 시기에 이를 지급받을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 또한 보험회사들은 그러한 보험 사기 리스크까지 감안해 보험료를 인상한다. 결국 보험 사기로 인한 손해는 선의의 다수 보험 가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보면 보험 사기 범행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보험 사기는 쉽게 적발이 된다. 사람들은 보통 여러 개의 보험을 중복 가입하지는 않는다. 손해보험 하나, 생명보험 하나, 굳이 좀 더 하자면 연금보험 정도 가입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동시에 대여섯 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해 반복적으로 보험금을 타내고 있다면 당연히 보험 회사나 금융 당국, 수사 기관으로부터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의료 기관은 법령에 따라 환자에 대한 의료 기록, 일지 등을 꼼꼼히 기록해 보관하도록 돼 있고, 보험회사나 금융당국에는 같은 질병에 걸렸던 수많은 환자의 평균적인 치료 기간, 입원 기간 등에 대한 전산자료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나이롱 환자’로 의심되는 사례를 쉽게 적발해 낼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 환자의 전화통화 내역, 금융거래 내역 등만 조회해 봐도 환자가 입원기간 동안 무단으로 외출해 돌아다닌 사실도 알아낼 수 있다.
둘째, 보험 사기를 통해 개인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주로 입원 수당과 같은 각종 수당을 지급받는 것인데, 실제 보험 사기로 인해 보험회사가 입는 피해에는 그러한 수당은 물론 불필요한 진료, 검사 및 입원 등을 위해 병원에 지급된 비용까지 모두 포함된다. 즉 보험 사기범은 자신이 얻은 실제 이익에 비해 훨씬 큰 피해 금액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조직적, 계획적으로 범행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사기 범죄보다 더 중하게 처벌될 수 있다.
셋째, 보험 사기에 재미가 들린 사람은 자신의 가족과 지인을 범행에 동원하기도 하는데, 이는 바로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험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혹시 생길지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때문에 보험의 순기능을 유지하기 위해라서도 보험사기범은 엄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위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도 제정돼 있고,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지금 이 순간에도 보험사기법을 잡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상대방으로부터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에 대한 약속을 받은 다음, 일단 회사로 향했다. 이와 같은 일을 겪은 뒤 주변 사람에게 얘기하면 처음 듣는 이야기는 보통 이렇다. “일단 병원에 입원하면 합의금도 더 받고 회사도 며칠 쉬고 얼마나 좋아?”. 흔히 말하는 ‘나이롱 환자’가 되라는 소리다. 물론 교통사고를 당해 실제 몸이 아파도 회사에서 싫은 소리라도 들을까 걱정돼 그동안 마음껏 드러누워 보지 못한 대다수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말일 수도 있다.
혹자는 돈 잘 버는 보험 회사들이 손해를 좀 보는 게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보험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연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수인이 미리 일정한 금액(보험료)을 출연해 공통 준비 재산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실적으로 재해를 입게 되는 사람에게 일정한 금액(보험금)을 지급하고 경제생활의 불안을 제거 또는 경감해주는 제도다.
첫째, 보험 사기는 쉽게 적발이 된다. 사람들은 보통 여러 개의 보험을 중복 가입하지는 않는다. 손해보험 하나, 생명보험 하나, 굳이 좀 더 하자면 연금보험 정도 가입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동시에 대여섯 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해 반복적으로 보험금을 타내고 있다면 당연히 보험 회사나 금융 당국, 수사 기관으로부터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의료 기관은 법령에 따라 환자에 대한 의료 기록, 일지 등을 꼼꼼히 기록해 보관하도록 돼 있고, 보험회사나 금융당국에는 같은 질병에 걸렸던 수많은 환자의 평균적인 치료 기간, 입원 기간 등에 대한 전산자료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나이롱 환자’로 의심되는 사례를 쉽게 적발해 낼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 환자의 전화통화 내역, 금융거래 내역 등만 조회해 봐도 환자가 입원기간 동안 무단으로 외출해 돌아다닌 사실도 알아낼 수 있다.
둘째, 보험 사기를 통해 개인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주로 입원 수당과 같은 각종 수당을 지급받는 것인데, 실제 보험 사기로 인해 보험회사가 입는 피해에는 그러한 수당은 물론 불필요한 진료, 검사 및 입원 등을 위해 병원에 지급된 비용까지 모두 포함된다. 즉 보험 사기범은 자신이 얻은 실제 이익에 비해 훨씬 큰 피해 금액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조직적, 계획적으로 범행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사기 범죄보다 더 중하게 처벌될 수 있다.
셋째, 보험 사기에 재미가 들린 사람은 자신의 가족과 지인을 범행에 동원하기도 하는데, 이는 바로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험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혹시 생길지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때문에 보험의 순기능을 유지하기 위해라서도 보험사기범은 엄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위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도 제정돼 있고,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지금 이 순간에도 보험사기법을 잡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