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가 착공 1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까지도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위급환자를 치료할 의료시설이 없어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편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에너지밸리 조성사업 등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응급의료시설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와 빛가람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는 오는 25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15개 빛가람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 위원장들이 참석해 열리는 이번 간담회에서는 이전공공기관과 임직원의 정주 여건개선과 혁신도시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는 이번 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족한 의료시설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 5건의 사전 건의사항 내용으로는 ▲응급환자 발생시 비상 운송 시스템 마련 ▲혁신도시 내에 대학병원 분원 또는 정기출장검진 시행방안 ▲혁신도시·광주 동일 생활권을 위한 편리한 교통망 확충 ▲혁신도시 거주민 자녀의 광주 중·고등학교 진학가능 방안 ▲이주직원 배우자 지원(공무원 배우자 광주지역 배치) 등이다.

이전 공공기관 노조협의회가 응급환자 발생시 비상 운송 시스템 마련과 혁신도시 내 대학병원 분원 또는 정기출장검진 시행방안을 요구하게 된 이유는 혁신도시에 이를 충족할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31일 기준 빛가람혁신도시 내 병·의원은 ▲소아과 2곳 ▲내과 3곳 ▲이비인후과 1곳 ▲피부·성형외과 2곳 ▲한의원 3곳 ▲치과 4곳 등 17개로 종합병원 등 응급환자를 수용할 의료시설 자체가 없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 상당수가 ‘기러기’ 생활을 하는 탓에 개인 차량이 없는 경우가 많다. 위급상황 시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 등 응급실까지 이동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동신대 한방병원과 종합병원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오는 2018년과 2019년에나 이용이 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노조협의회 측이 광주지역 대학병원 등으로 빠르게 응급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비상운송시스템’은 물론, ‘대학병원 분원’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밸리 조성사업과 맞물려 빛가람혁신도시와 인근 산단으로 입주하는 기업이 속속 늘어나면서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응급의료시설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빛가람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주택이나 자녀의 학교 문제보다 생명과 직결된 응급의료시설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혼자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아 하루빨리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