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이 후반기 첫 일요일 승리로 팀 역대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KIA 타이거즈가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전날 17-3의 대승으로 80승을 달성한 KIA는 이날 승리로 팀 역대 최다승인 81승과 동률을 이뤘다. KIA는 1993년과 2009년 81승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나지완이 1-2로 뒤진 4회 역전 투런포로 포문을 열었고, 이범호는 2-3으로 역전된 7회말 2타점 적시타로 결승타를 만들었다. 4-3으로 앞선 9회 출격한 김세현은 1점을 지켰다.

선취점은 kt가 가져갔다.

KIA 선발 팻딘이 1회 1사에서 오태곤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로하스의 타구 때 우익수 최원준이 낙하지점을 놓치면서 1타점 3루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팻딘은 이후 윤석민과 유한준을 각각 2루수 플라이와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팻딘이 4회 연속안타로 다시 위기에 몰렸지만, 운이 따랐다. 1루 주자 윤석민이 유한준의 타구 때 3루 진루를 시도했고, 우익수 최원준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이 됐다. 팻딘은 이후 중견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4회도 실점 없이 넘겼다.

4회말 KIA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김주찬과 버나디나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3루에서 더블 스틸이 나왔다. 버나디나가 2루에 안착했지만 3루로 귀루하던 김주찬이 아웃됐다. 설상가상 최형우의 중전안타 때 홈에 들어오던 버나디나가 허벅지 통증으로 정상적인 주루를 하지 못한 채 아웃됐다.

위기에서 나지완의 한방이 터졌다. 나지완은 로치의 직구를 좌중간으로 넘기며 시즌 25호포를 작렬했다. 승부를 뒤집은 투런은 나지완의 1000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그러나 팻딘이 승리로 가는 마지막 고비는 넘지 못했다. 6회초 로하스와 윤석민 그리고 유한준에게 연속 3안타를 맞은 팻딘이 남태혁의 희생플라이로 2-3 역전을 허용했다.

승리는 임창용의 몫이었다. 7회 1사에서 팻딘이 중전안타를 허용하자 마운드 교체가 이뤄졌다.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임창용은 첫 타자 정현에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오태곤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7회말에도 KIA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선두타자 나지완의 안타에 이어 서동욱의 번트 실패로 2볼 2스트라이크. 번트 모션을 취하던 서동욱이 빠르게 강공으로 나서 좌중간을 갈랐다. 그리고 무사 2·3루에서 이범호가 우측으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임창용이 8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뒤 9회 등판한 김세현이 2사 3루까지 몰렸지만 대타 장성우를 스탠딩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4-3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3번의 우천 취소 속 5연패를 기록했던 KIA의 후반기 일요일 첫 승리가 기록된 순간이었다.

결승타의 주인공 이범호는 “치려는 마음이 강했다. 투볼이라서 직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체인지업이 높게 와서 방망이 끝에 맞췄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어려운 경기의 연속이었고 선수들도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승리로 안정적으로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버나디나는 병원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2∼3일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