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이 실패에서 우승의 답을 찾아야 한다.

안도의 한숨과 좌절의 탄식이 교차한 KIA 타이거즈의 지난 한 주였다.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홈경기가 끝난 뒤에는 우승이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KIA는 걱정 많았던 주중 2연전에서 니퍼트와 유희관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오면서 무섭게 쫓아오던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다. 전반기 1위 질주를 이끌었던 타선이 다시 움직이며 재개된 승리 행진은 5연승까지 이어졌다.

선발진 공백 고민은 심동섭의 첫 선발승으로 잠시 잊는 것 같았다.

하지만 3일 KIA는 6연승을 걷어찼다. 6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말 7실점으로 넥센 히어로즈에 끝내기 패를 당하면서 5연승을 잊게 한 충격의 1패를 남겼다.

시즌 내내 매뉴얼 없이 운영되던 보직 파괴의 불펜이 다시 한번 폭발했다. 1주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이 위기를 맞자 심동섭, 박진태, 김진우가 잇달아 투입됐고 결과는 7실점 끝내기 패였다.

심동섭과 김진우는 지난 8월 30일 각각 1군과 2군에서 선발로 출격했었다. 선발 역할을 한 지 4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심동섭은 6일 LG 트윈스전 선발로도 준비하고 있었다. 김진우도 지난 2일 2군 선발 등판 뒤 3일 만에 1군에서 복귀 경기를 치렀고, 이날 연투에 나섰다. 완벽한 컨디션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3이닝 세이브, 선발진의 불펜 투입 등 불펜의 전문화와 가용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에 약점을 보여온 김기태 감독의 마운드 운영이 다시 한번 발목을 잡은 경기였다.

이제 남은 경기는 23. 1위 행보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지적되어온 ‘마운드 정상화’를 위한 변화와 인내가 필요하다.

일단 새로운 한 주 첫 2연전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를 잘 풀어야한다.

마운드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지난 주 심동섭이 깜작 선발로 등판하면서 팻딘이 하루 밀어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팻딘이 하루 앞당겨 5일 선발로 나선다. 예고된 대로 심동섭이 6일 선발로 출격한 경우 불펜 운영은 승리로 가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심동섭이 지난 선발 등판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선발 경험이 부족한 만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여기에 3일 불펜 등판에 따른 심신의 후유증도 간과할 수 없다.

그나마 하위권 팀들과 잇달아 만나는 게 위안이다.

KIA는 7위 LG와의 원정 경기에 이어 안방으로 돌아와 8위 한화 이글스 그리고 9위 삼성 라이온즈와 상대한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KIA가 앞서있다. LG에 9승 4패를 기록한 KIA는 한화에는 8승 3패, 삼성에는 11승 3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 대참사’의 후유증 속 부상 악재가 겹쳤다. 타선 상승세를 이끌었던 ‘톱타자’ 이명기가 발목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다.

이명기는 지난 3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9회말 수비를 하다 펜스에 부딪히면서 왼 발목을 접질렸다. 고질적인 발목 통증에 시달려온 이명기는 병원 검진 결과 염좌 진단을 받으면서 당분간 재활에 집중하기로 했다.

KIA는 대신 대수비 자원으로 이호신을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다.

3일 대수비로 들어갔던 우익수 신종길의 아쉬운 수비로 불펜의 어깨가 무거워졌던 점을 생각하면 마운드 정상화와 함께 수비 안정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한 주다.

KIA가 팬들의 원성을 샀던 3일 충격의 패배를 발판 삼아, 마운드를 중심으로 한 수비 강화를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