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의 민선 6기와 그 이전을 차별화할 수 있는 상징은 단연 ‘상생’이다. 상생 선포 이후 3년이 지나면서 광주전남연구원 출범 등 일부 과제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군공항이나 민간공항 이전 등 첨예한 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내부적으로는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광주·전남이 상생의 기본 원칙만 공감했을 뿐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와 지역민의 공감대 마련, 관련 사안에 대한 정부와의 조율 등에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광주·전남이 안고 있는 공동현안의 ‘원샷’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군 공항과 민간공항 이전, 한전공대와 에너지밸리 부지 등이 대표적이다. 민선자치시대 단체장이 지역민의 눈치를 보면서 현안 해결이 지연되고 그에 대한 부담은 다음 세대가 짊어지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군 공항 이전과 관련 이전 후보지를 무안, 영암, 해남 2곳 등 4곳으로 한정해 조만간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전남도는 일단 지역주민, 지자체가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군 공항 이전과 함께 민간공항의 이전도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낫겠다는 입장이다.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공항이 광주공항의 국내선을 넘겨받고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송정∼목포) 노선에 포함되면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한전공대와 한전에너지밸리연구개발센터 등의 부지를 놓고도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남은 한전이 자리한 빛가람혁신도시에 이들 연구·인력양성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광주는 공동으로 조성한 빛가람혁신도시의 열매를 전남이 독점하려 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 시·도가 군 공항과 민간공항 이전, 한전공대 등 에너지밸리사업 전반에 대해 상호 배려와 분담을 기본원칙으로 해 대타결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상호 합의에 도달한 방안에 대해 시·도가 지역 내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면서 정부부처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간다면 광주·전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 광주시와 전남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공동혁신도시 조성 방안’을 내놓아 우리나라 최대의 공기업이자 에너지산업의 핵심인 한국전력을 유치한 것에서 선례를 찾을 수 있다.

당시 모든 시·도가 한전 유치에 나섰지만, 공동으로 혁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곳은 광주·전남이 유일했으며, 정부는 이 같은 ‘선공’에 한전을 빛가람혁신도시에 내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 대학 교수는 “광주시가 군 공항 이전부지에 스마트에너지시티를 건설하겠다는 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전남도는 신에너지산업을 지역만이 아니라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있다”며 “상호 충분히 협조할 수 있는 사안이며, 이와 더불어 지금까지 지역 틀 안에 묶여 있는 현안을 한 번에 타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