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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도시 홍콩] ‘어제’를 품은 ‘오늘’ … 이방인의 낯섦도 껴안다

2017. 05.15. 00:00:00

홍콩은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도시다. 아시아의 진주라는 말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 경관이면 경관, 역사면 역사, 문화면 문화,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물론 쇼핑이나 패션 등의 분야도 국제도시 홍콩이라는 이름값에 뒤지지 않는다.
그 때문인지 모른다. 이 도시 홍콩을 떠올릴 때면 은연중 기대감이 생긴다.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이다. 사실 하나의 지구촌을 만난다는 것은 그 세계에 속한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만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자는 최근 3박 4일 일정으로 홍콩 관광청 초청 팸투어를 다녀왔다. 팸투어 특성상 초청하는 측의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엄선된 장소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번 팸투어의 주제는 ‘올드 타운 센트럴 투어’(Old Town Central Tour)였다. 홍콩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롯이 가늠하자는 의도였다.
어느 도시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지나온 시간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고, 지금이라는 시간을 토대로 내일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선적으로 흐르는 물리적 시간과 달리 삶과 문화와 매개된 시간은 상호 침윤의 관계를 형성하기 마련이다.
첫번째 방문지는 복합 레저 공간인 홍콩 디즈니랜드였다. 혹여 아이들만 가는 곳에 어른들이 왜 그곳에 가는지 궁금해할지도 모르겠다.
올해로 개장 12주년을 맞는 홍콩 디즈니랜드는 홍콩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선 디즈니의 오랜 친구인 미키마우스와 디즈니의 공주들 뿐 아니라 스타워즈와 아이언맨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미래관이었다. 알 수 없는 중력에 이끌려 우주의 어느 공간에 부려져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이곳에선 ‘Iron Man Experience’라는 디즈니랜드 최초로 마블 시리즈를 테마로 한 놀이기구가 인기였다. 아이언맨과 함께 홍콩 하늘을 나는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3년 이상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된 ‘Iron Man Experience’는 아이언맨과 함께하는 영웅들의 대결을 가상현실을 통해 볼 수 있다. 비행 시뮬레이터와 3-D 영상기기 등 특수장치를 갖춘 좌석에 앉아 마블 스토리의 적군인 하이드라(Hydra)와의 전투를 생동감있게 감상한다. 마치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판타스틱한 장면은 시종일관 실내를 압도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홍콩 디즈니랜드측은 “한국 관광객들의 높은 선호도는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 시리즈와 다양한 문화 활동의 결과”라며 “2016년 한국 방문객 수가 30% 중가하는 필수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어 더 많은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여행업계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크트램(Peak Tram)을 타고 홍콩의 야경을 감상하는 일정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특유의 후덥지근함은 45도 경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피크트램이 주는 긴장감과 스릴에 흔적 없이 사라진다.
피크는 홍콩의 스카이라인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이곳에 있는 프크트램 역사 갤러리는 과거로의 여행을 선사한다. 또한 밀랍으로 형상화한 세계 유명 인사들의 조형물도 비치돼 있다.
무엇보다 피크타워는 홍콩을 대표하는 가장 현대적인 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해발 396m 높이의 피크에 위치한 터라 홍콩의 전망을 관람할 수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건물은 마치 비온 뒤 우후죽순 솟아난 대숲의 죽순처럼 장관이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미려함과 섬세함, 날렵함, 모던함, 장중함을 모두 아우르는 전경이다. 해안을 따라 도열한 제각각 높이의 건물들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무한한 창조와 조형성의 위대함을 잠시 깨닫게 한다. 옅은 안개 너머로 보이는 저편의 빌딩숲은 선계인지 그 너머너머의 또다른 세계인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번 팸투어의 기착지는 올드 타운 센트럴이다. 사실 이곳은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몇 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지역이다. 올드타운 센트럴은 홍콩의 시작이자 중심이면서 홍콩의 미래라고 단언할 수 있다. 언급한 대로 홍콩의 미래와 현재, 과거가 역동적이면서, 층위적으로 겹쳐 있어 어느 곳에서든 옛것과 새것, 오늘의 것이 조화롭게 연계돼 있음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 센트럴 거리는 다양한 국적과 인종,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종사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포제션 스트리트는 할리우드 로드 출발점에 위치한다. 홍콩 역사를 언급할 때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인데, 영국이 아편 전쟁 후 승기를 잡으면서 첫 발을 내디딘 곳이다. 홍콩의 입장에서 보면 역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응결된 곳일 터지만, 오랜 시간의 흐름 때문인지 승화된 아픔이랄까 모든 것을 체화한 느낌이 묻어난다.
만모사원은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입구에서부터 복을 빌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1847년에 건립된 만모사원은 학문의 신과 무예의 신을 주신으로 모신다.
젊은 아티스트들의 공간과 디자이너 숍들이 입점해 있는 PMQ(Police Married Quarters)로 진입하자 새로운 기운이 넘친다. 1951년에 지어진 이곳은 원래 경찰학교 기숙사 건물이었지만 2014년부터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신진 디자이너 숍과 스튜디오, 팝업 스토어 등이 입점하면서 문화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당도한 곳은 가장 핫한 곳으로 꼽히는 포호(Poho)지역이다. 홍콩에는 포 힝 퐁, 포에 거리 등 Po로 시작하는 도로명이 유독 많다. 중국어로 Po는 ‘보(寶)’ , 다시 말해 ‘보물’이라는 뜻이다.
아티스트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사람들로 어깨를 부딪칠 정도다. 주말이라 각국 관광객과 홍콩의 젊은이들이 모여 북새통이다. 할리우드 로드를 기준으로 남쪽을 소호, 북쪽을 노호라고 한다면 포호는 포 힝 퐁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포호에는 갤러리, 부띠끄, 가구점,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초창기 영국인들이 센트럴을 중심으로 주거지를 만들었던 탓이다. 그 때문인지 언덕을 따라 옛날 주택들이 남아 있다.
거대한 빌딩 숲 사이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최첨단 금융의 도시 이면을 한꺼풀 열어젖히면, 이렇듯 오래된 미래가 숨쉬고 있음을 보게 된다. 아마도 그 미래는 국경을 넘어, 인종을 넘어, 아니 국경과 인종 모든 경계를 넘어 사람살이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지 모른다. 홍콩에 가면 정말로 ‘홍콩간다’는 말의 속뜻을 비로서 알 것도 같다.
/홍콩=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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