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은 남한 문화를 자주 접할수록 통일이 빨리 오고 이익도 클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동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학술지 ‘통일과 평화’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 ‘북한주민의 남한 문화 경험이 통일의식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선임연구원은 통일평화연구원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탈북민(조사 연도의 직전 해 탈북) 총 798명의 설문자료로, 이들이 북한에서 남한 문화를 경험한 빈도와 당시 예상한 통일 시기 및 이익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북한주민의 지난 5년간 남한 문화 접촉 빈도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여줬다. 특히 2012년 김정은 집권이후 ‘남한 문화를 전혀 접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4.3%에서 10.2%로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김정은 시대의 정치·경제적 혼란으로 중국 밀수와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남한 미디어의 유입과 지역간 이동이 증가, 남한 문화 경험이 증가했다고 해석된다.

남한 문화의 접촉 경로는 시장(6.5%)이나 주변 사람(68.3%)을 통해 적극 구했다는 응답이 74.8%를 기록, 다른 사람(17.9%)이나 환경(외국 나갔을때 7.3%)에 의한 수동적인 접촉(25.2%)보다 비중이 컸다. 어쩌다 남한문화를 접하는 것이 아닌 보다 적극적인 수용자로 남한의 문화를 소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한 문화 경험 빈도가 높을수록 통일 시기를 늦게 예상할 확률이 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 문화에 자주 노출될수록 통일도 가깝게 예측하는 것이다.

남한 문화를 자주 경험할수록 통일이 자기 자신과 북한 사회에 이롭다고 인식할 확률도 각각 35%, 5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일 방식에서도 자주 접한 사람이 남한체제로의 통일을 원할 확률이 4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 선임연구원은 “남한 문화를 자주 접하는 것이 북한주민의 긍정적인 의식변화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정책적 차원에서 북한에 남한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