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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문 광주지검 검사]부검과 DNA감정

2017. 01.23. 00:00:00

16년 전인 2001년 2월 4일 나주 드들강에서 17세 여고생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부검을 통해 피의자의 체액(DNA)이 발견되었으나, 피의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었다. 2012년 8월에 DNA 일치로 피의자가 특정돼 수사가 개시되었다.
DNA(Deoxyribonucleic acid)는 세포핵 안에 있는 유전물질로 4개 염기(Adenine, Thymine, Guanine, Cytosine)로 구성되어 있고, 개인 식별을 목적으로 유전자 중 특정 염기서열 부분을 감식해 얻어지는 정보로서 일련의 숫자 혹은 부호의 조합으로 표기된 것이 유전자형(유전자신원확인정보)이다.
DNA감정은 인체를 비롯한 생물 내에 존재하는 DNA 중 개인식별, 생물 종판별 등에 필요한 특정 부분을 분석해 범인식별·신원확인 및 친족관계 확인, 분류군 및 종의 확인, 원산지·원료 확인 등에 활용하는 법과학적 기법을 말한다.(디엔에이감정규정 제2조) 고도로 발달된 공인된 DNA감식기술과 높은 정확도로 유죄를 추정하게 하는 DNA증거가 제시되면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은 이를 상쇄할 만한 무죄의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다.
DNA감정은 주로 살인 등 강력사건에서 활용된다. 1년 전 밤 12시30분경 하천변에 유기된 타살이 의심되는 만 18세의 임신한 여고생 변사체를 직접 검시하였다. 그 당시 사법경찰관은 범인으로 의심되는 두 명의 남자를 조사 중이었는데, 둘 다 범행을 부인하고 있었고 그 진술도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피의자들의 옷과 신발을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분석을 의뢰하였고, 피의자들의 보관하고 있던 옷과 신고있던 신발에서 피해자의 DNA가 발견되었다.
그 외에도 부검과 DNA 감정은 교통사고의 원인 분석에도 사용된다. 10년 전 당직근무 중 변사사건을 지휘하면서 부검에 반대하는 교통사고 뺑소니 사망 사건 피해자의 아들을 면담한 적이 있었다. 야간에 피해자가 도로를 건너던 중 차량에 치어 반대편 도로 바닥에 떨어졌고, 때마침 달려오는 다른 차량이 피해자를 밟고 지나간 후 그대로 도주하였는데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베옷을 입은 상주는 부검을 하지 않고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필자는 피해자의 장남에게 부검해야 첫 번째 차량과 두 번째 차량이 피해자를 어떻게 충격하였는지, 두 번째 차량이 피해자를 밟고 지나갈 때 피해자가 살아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득하였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부검에 동의하였다. 부검 후 도망갔던 차량 운전자들이 체포되었고 부검으로 얻은 증거자료와 차량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DNA감정 증거물을 바탕으로 뺑소니범들을 엄벌할 수 있었다.
범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에 DNA감정은 범인 식별과 범행방법 특정을 하는데 유용한 증거로 사용된다. 9개월 전 흉기에 의해 수십회 찔린 채로 사망한 변사체를 직접 검시하였다. 그 다음 날 체포된 피의자들은 기소될 때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피의자들과 피해자의 DNA를 특정하게 하고, 대검찰청에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범행도구에 관한 DNA 분석을 의뢰하였다. 재판 중 범행 도구에서는 피의자와 피해자의 DNA가 발견되었다는 회신을 받아 법정에 증거자료로 제출하였고, 범인들에게 징역 20년과 18년의 중형이 선고되었다.
DNA감정은 과학수사의 증거방법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ational Digital Forensic Center, NDFC)는 DNA 감식시료의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집중 관리하는 부서도 두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8월 5일 드들강 강간살인 사건의 피의자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 등 살인)죄로 기소하였고, 지난 1월 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어, 망자가 된 피해자와 하소연할 데 없는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었다.
부검과 DNA감정은 과학적 수사방법으로 실체적 진실 발견을 통한 국가형벌권 실현을 위해 그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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