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있는 카우아이 섬에서 대규모의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연구자들은 1955년 카우아이 섬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 833명을 대상으로 해서 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추적 조사를 하여 한 인간이 태어나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찾고자 했다.

연구 결과는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결손 가정의 아이들일수록 학교나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었으며, 부모의 성격이나 정신건강에 결함이 있을 때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중 새롭게 발견된 내용이 있었는데,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 중 3분의 1인 72명이 출생과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훌륭하게 성장한 것을 확인하였고, 그 72명의 공통점은 바로 ‘그 한 사람’이 존재했다는 점이었다.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 이해해 주고 받아주는 즉 사랑을 베푸는 ‘그 한 사람’이 존재했을 때 아이는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잘 자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검사생활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많은 범죄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적정한 형을 구형하기 위하여 그들의 성장과장 및 현재의 환경, 범죄를 저지를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 대부분이 성장과정이나 범죄를 저지를 당시 주변에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그 한 사람’이 없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결국, 앞의 연구결과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수 있겠으나, 필자는 지금 내 앞에 있는 범죄자들에게 ‘그 한 사람’이 있었다면 그들도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다.

이러한 ‘그 한 사람’은 대부분 가족이겠지만, 가족에 한정된 개념이 아닌 주변의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부모로부터 버려져서 갈 곳을 잃은 아이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청소년,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범죄의 유혹을 받고 있는 사회 초년생….

그들은 지금 자신에게 “넌 할 수 있어.”, “너를 너무나 사랑한다.”라고 말해주는 ‘그 한 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족, 이웃들에게 ‘그 한 사람’이 되고, ‘그 한 사람’을 통해 훌륭하게 성장한 그들이 다시 또 다른 사람의 ‘그 한 사람’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범죄가 없는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다. 오늘도 그런 날을 꿈꾸면서 나부터 누군가의 ‘그 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