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띄우는 그림편지] <3>스페인-류재웅
2016년 05월 12일(목) 00:00 가가
정열의 나라에서 열정을 불태우다
플라멩코에 취하다
붉은 무희의 관능적이고 부드러운 춤사위와 젊은 남성의 경쾌하고도 빠른 발놀림, 현란한 손동작, 그리고 노래와 춤과 음악적 기교가 융합된 공연예술의 극치. 집시들의 열정과 슬픔을 닮은 플라멩코에 나도 모르게 취해 버렸다.
예술가는 감성과 끼가 많아야 한다. 또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그 모든 감성과 끼를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그 무언가를 찾으려는 욕망과 갈증이 잠재해 있어야 한다.
이번 스페인 여행은 그런 나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었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 가우디의 스페인!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을 휘감으며 모든 사람들을 매혹할 만큼 아름답고 강렬한 도시 바르셀로나. 근대 이후 천재 예술가들의 마음 고향인 이곳은 그들의 예술혼을 아낌없이 새겨 놓은 것 같다.
그중 대표적 건축물이 안토니 가우디의 ‘성가족성당’이다.
들어서는 순간 기적을 보는 듯 성당 내부에 살아 숨 쉬는 경이로움으로 인해 한마디의 말도 할 수 없었다.
햇빛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의 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하늘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을 담은 간절함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가우디의 천재성과 노력으로 144년 동안이나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음이다.
다른 성당 내부와는 달리 자연과 종교를 새롭게 표현한 가우디의 눈부신 예술성에 감탄하면서, 종교와는 거리가 먼 내가 처음으로 성당에서 안식처를 찾은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성당 외부 역시 뾰족한 첨탑들은 하늘로 시선을 향하게 하고 앞쪽은 예수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를 자연과 함께 구성시켜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뒤쪽은 현대적이고 남성적으로 표현돼 있다. 예술과 인간, 자연을 조화롭게 함축시킨 성가족 성당의 모습에 경건함을 느꼈다.
여행에서는 역시 미술관을 찾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가 없다.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천재화가 파블로 루이스 피카소.
그는 조국을 등지고 프랑스에서 미술활동을 했지만,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 기증했다.
피카소 초년 작품부터 노년까지의 회화, 판화, 드로잉, 도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중에 더 크게 가슴에 와 닿은 작품 하나. 피카소의 대표작이라 할수 있는 ‘게르니카’를 만날 수 있었다. 마드리드의 레이나소피아 미술관에 소장된 피카소의 게르니카 앞에서는 미술관 바닥이 흔들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피가 뜨거워지고, 심장이 마구 요동치는 느낌이 들었다.
스페인 내전이 한창이던 1937년 독재자 프랑코를 지지한 독일 공군은 스페인 북부 작은 마을 게르니카를 무자비하게 폭격했다. 폭격이 감행된 날은 마침 장날이었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마을 한가운데 나와 있었다. 건물은 잿더미로 변했고 사상자는 대부분 여자와 어린아이들이었다.
피카소는 작은 마을 게르니카에서 벌어진 정치적 횡포와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가로 7.8m, 세로 3.5m 거대한 그림을 그렸다. 검정색과 흰색, 그리고 회색만을 사용함으로써 암담한 분위기를 표현하고, 전쟁의 공포와 혼돈을 강렬하게 강조하고 있다.
작품 ‘게르니카’는 1980년 우리 광주의 아픔과도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더 가슴에 오랜 울림이 있었다.
그림 작업을 하면서 자연에서 얻어지는 그림 소재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설레는 일이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인 산티아나 델마르. 마을 구석구석이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안쪽 깊숙하게 돌아가는 골목길까지 한땀 한땀 수놓은 듯 돌담이 이어지고, 동화 같은 창문은 금방이라도 ‘해적의 보물’ 인형극이 열릴 것 같은 행운의 여행지였다.
마을에 도착 했을 땐 봄비처럼 달콤하고 잔잔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가볍게 어깨에 기대어 들고 마을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잠깐 스치는 이곳이 내내 그리울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난다.
역시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날부터 그 아름다운 마을에 숨겨진 새벽을 보지 못했음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류재웅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16회
-한국국제아트페어, 한국구상대제전 등 단체전 300여회
-조선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광주미술협회 서양화분과 위원장
예술가는 감성과 끼가 많아야 한다. 또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그 모든 감성과 끼를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그 무언가를 찾으려는 욕망과 갈증이 잠재해 있어야 한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 가우디의 스페인!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을 휘감으며 모든 사람들을 매혹할 만큼 아름답고 강렬한 도시 바르셀로나. 근대 이후 천재 예술가들의 마음 고향인 이곳은 그들의 예술혼을 아낌없이 새겨 놓은 것 같다.
그중 대표적 건축물이 안토니 가우디의 ‘성가족성당’이다.
들어서는 순간 기적을 보는 듯 성당 내부에 살아 숨 쉬는 경이로움으로 인해 한마디의 말도 할 수 없었다.
햇빛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의 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하늘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을 담은 간절함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가우디의 천재성과 노력으로 144년 동안이나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음이다.
성당 외부 역시 뾰족한 첨탑들은 하늘로 시선을 향하게 하고 앞쪽은 예수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를 자연과 함께 구성시켜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뒤쪽은 현대적이고 남성적으로 표현돼 있다. 예술과 인간, 자연을 조화롭게 함축시킨 성가족 성당의 모습에 경건함을 느꼈다.
그는 조국을 등지고 프랑스에서 미술활동을 했지만,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 기증했다.
피카소 초년 작품부터 노년까지의 회화, 판화, 드로잉, 도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중에 더 크게 가슴에 와 닿은 작품 하나. 피카소의 대표작이라 할수 있는 ‘게르니카’를 만날 수 있었다. 마드리드의 레이나소피아 미술관에 소장된 피카소의 게르니카 앞에서는 미술관 바닥이 흔들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피가 뜨거워지고, 심장이 마구 요동치는 느낌이 들었다.
스페인 내전이 한창이던 1937년 독재자 프랑코를 지지한 독일 공군은 스페인 북부 작은 마을 게르니카를 무자비하게 폭격했다. 폭격이 감행된 날은 마침 장날이었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마을 한가운데 나와 있었다. 건물은 잿더미로 변했고 사상자는 대부분 여자와 어린아이들이었다.
피카소는 작은 마을 게르니카에서 벌어진 정치적 횡포와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가로 7.8m, 세로 3.5m 거대한 그림을 그렸다. 검정색과 흰색, 그리고 회색만을 사용함으로써 암담한 분위기를 표현하고, 전쟁의 공포와 혼돈을 강렬하게 강조하고 있다.
작품 ‘게르니카’는 1980년 우리 광주의 아픔과도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더 가슴에 오랜 울림이 있었다.
그림 작업을 하면서 자연에서 얻어지는 그림 소재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설레는 일이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인 산티아나 델마르. 마을 구석구석이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안쪽 깊숙하게 돌아가는 골목길까지 한땀 한땀 수놓은 듯 돌담이 이어지고, 동화 같은 창문은 금방이라도 ‘해적의 보물’ 인형극이 열릴 것 같은 행운의 여행지였다.
마을에 도착 했을 땐 봄비처럼 달콤하고 잔잔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가볍게 어깨에 기대어 들고 마을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잠깐 스치는 이곳이 내내 그리울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난다.
역시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날부터 그 아름다운 마을에 숨겨진 새벽을 보지 못했음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류재웅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16회
-한국국제아트페어, 한국구상대제전 등 단체전 300여회
-조선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광주미술협회 서양화분과 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