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시간 보다 조금 늦게 모시기’, ‘생색내기식 축사 후 바로 퇴장하기’, ‘차 문 열어 드리고, 우산 씌워 드리기’, ‘엘리베이터 미리 잡아두기’.

전국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권위적인 의전 절차 사례다.

‘군민 우선 시대’를 연 박철환 해남군수가 앞으로 이 같은 관행적이고 형식적인 의전관행을 모두 없애기로 해 눈길을 끈다.

해남군은 23일 “‘군민이 우선’이라는 민선 6기 군정 철학에 따라 각종 행사 개최 시 군민을 중심으로 하는 간결하고 품격있는 행사 진행으로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남군은 이를 위해 ‘해남군 의전·행사 준용 지침’ 책자<사진>를 발간하고, 군민의 날 등 군 주관 각종 행사 및 관련 단체 행사 등에 통일된 의전 표준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표준안은 정부 의전편람을 준용해 각종 공공행사에서 예우의 기준과 좌석배치를 비롯한 행사 시 초청, 준비, 진행 등 모든 과정의 절차와 형식을 담고 있다. 군은 기본 전통예절과 보행시 위치, 승용차 좌석 배치 등 생활 속 의전도 알기 쉽게 제시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군은 특히 차량 하차나 좌석배치 등에서 장애인과 어르신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등 군민의 불편함을 없애는 ‘군민 의전’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해남군은 지난 18일 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해남군 의전행사 실무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의전을 모두 없애라는 군수의 지시에 따라 각종 의전과 행사시 준용되는 기준을 정해 불필요한 형식을 없애고, 군민 참여자 등 초청 인사에 대한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표준지침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남=박희석기자 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