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울스카야2(СЕУЛЬСКАЯ2Д)’. ‘서울거리 2번지’라는 뜻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한민족이 살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려주는 유일한 증거다.

폐허처럼 보이지만 이 곳엔 러시아 현지인이 살고 있다. 이 곳으로 편지를 보내려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트크 세울스카야2’라고 써야 한다.

이 곳은 한인들이 살았던 신한촌이었다. 한인들은 1911년 초기 이주지였던 개척리에서 쫓겨나 이 곳으로 옮겨왔다. 집성촌이 형성됐고, 자연스럽게 ‘서울거리’가 탄생했다. 그리고 행정구역이 됐다.

한인들이 살았다는 또 하나의 증거는 이 집이 온돌방식이라는 것이다. 겉은 허름한 러시아식이지만 내부구조는 온돌이라고 한다. 192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서울’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 ‘세울스카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주변을 보면 폐허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머지 않아 폐허가 되고, 주소는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는 한 고려인은 “연해주 동포들도 세울스카야가 있는 지를 잘 알지 못한다. 지명으로 남았다는 것은 당시 이 곳이 굉장히 번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집마저 무너지면 러시아에서 한인들의 자취는 사라지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곳을 전시관으로 꾸민다면 신한촌 기념비와 함께 연해주 선조들의 고난과 조국애를 되새기는 산 교육장이 될 것”이라며” “뜻 있는 분들이 앞장서 이 곳을 보존하자”고 제안했다.



/블라디보스토크=박정욱기자 jw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