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해남에서 낙지가 많이 잡히고 있지만 직접 경매·판매를 할 수 있는 위판장이 없어 어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문 위판장이 없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남군은 25일 “지난해 해남에서는 891t의 낙지를 잡아 16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무안의 낙지 어획량은 450t, 금액은 135억원에 달했다. 이는 해남에서 2배 정도의 낙지를 더 잡고도 총 판매액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해남 낙지의 t당 가격은 1850만원, 무안은 3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또 전문 위판장이 없다 보니 중간도매상들의 배만 불려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남에서 잡히는 낙지의 맛도 뛰어나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해남지역에서 낙지를 잡는 어업인은 통발, 주낙, 맨손어업 등 300∼400명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어민들이 잡은 낙지는 거의 대부분이 소매나 도매상 등을 통해 직거래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낙지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으며 해남에서 1500원∼3000원에 도매상에 의해 수집되는 낙지는 목포 등지의 위판장을 통해 1마리당 500원에서 1000원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다.

어민들은 “낙지가 해남어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불리한 유통구조 때문에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남산 이라는 이름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 할 수 있는 위판장 개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해남통발협회 조완식 회장은 “수협 등에서 관심을 갖고 위판장을 개설한다면 해남낙지의 명성과 더불어 어민들이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강진수협의 경우, 신전면 사초리에 낙지만을 경매하는 위판장이 개설돼 있다.

사초리 위판장은 사초리 등 인근에서 잡은 낙지만을 위판하고 있다. 하루 20∼30여명의 어민들이 낙지를 내고 있고 5∼6명의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1년 위판금액은 30억원, 강진 사초리 인근에서 낙지를 잡는 어민들의 대부분이 위판장을 통해 낙지를 판매한다.

해남지역 낙지잡이 어민들은 “해남의 경우 위판장이 개설될 경우 사초리 위판장보다 위판에 참여하는 어민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위판장 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위판장 개설은 중도매인 모집 등 수협에서 해야할 사안이다”며 “협의요청시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해남군수협 관계자도 “통발협회 회원들의 1대1일 실사를 통해 회원들이 매년 30여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사회 등의 논의를 거쳐 어민들의 입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해남=박희석기자 di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