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부품 파손으로 연기된 나로호 3차 발사가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2차 발사 연기 때는 원인이 빨리 밝혀져 다음날 바로 재발사됐지만, 이번 3차 발사는 발사체를 발사대에서 분리한 뒤 조립동으로 옮겨 점검하고 있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일각에서 이번 3차 발사가 마지막 기회이고, 문제가 발견된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애초 예정기간이었던 오는 31일 이전 발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28일 “나로호 3차 발사 일정 논의를 위한 발사관리위원회 회의를 29일 연다”고 밝혔다. 애초 나로호 발사예비일은 이달 26∼31일까지다. 마지막날인 31일 나로호를 쏘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난 28일 발사일정을 정하고, 29일부터는 발사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발사관리위원회 회의가 29일 열릴 예정이라면 사실상 이번 발사예비일에 나로호를 발사할 가능성은 희박해진 셈이다.

파손 부위를 긴급 수리해 국제기구에 통보한 발사예정일 최종 기한인 오는 31일 발사를 할 수도 있으나 이보다는 뒤로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은 “현재 한·러 연구진이 이상부분에 대한 원인규명과 해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빨리 발사시키는 것보다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항우연과 러시아 기술진들은 나로호 발사체 하부 연료공급라인 연결포트(CD-2)내 엔진제어용 헬륨 공급부 실(seal)이 파손된 것을 확인하고 3차 발사를 중지했다.

발사 연기의 원인 분석도 늦어지고 있다. 나로호 조광래 발사추진단장은 지난 26일 “발사체 내부 헬륨 탱크로 헬륨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탱크 내부 압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발사 연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현재까지 발사 연기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기술진들은 나로호 발사체 하부 연료 공급라인 연결포트(CD-2)내 엔진제어용 헬륨 공급부 실 파손에 대해서는 의견을 일치했다.

반면, 연결 포트 사이에 틈새 발생에 대해 실 파손이 원인인지, 틈새가 먼저 발생해 실이 파손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러시아 측에서 “파손된 실을 모스크바로 보내 추가정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항우연 측이 동의했다. 결국 추가 분석으로 발사 일정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는 없게 된 셈이다.

충남대 항공우주공학 허환일 교수는 “외부 주입구에 문제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고치기가 쉬운데, 로켓 안에서 압력을 받는 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발사체를 분해해서 처음부터 수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