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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me] 죽기전에 배워야 할 악기 하나
심금 울리는 ‘평생 친구’
김씨, 색소폰에 빠지다

2011. 02.19. 00:00:00

“악기는 평생 함께하는 동반자입니다. 친구, 가족들도 때가 되면 떠나지만, 악기는 절대 그런 법이 없지요. 저를 위로하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코레일 광주 송정역에 근무하는 김선회(54)씨는 “색소폰을 통해 새 삶을 얻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회사일, 식사 시간만 빼면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 있는 최의묵 음악 전문학원에서 색소폰을 분다. 그는 종일 연습하면서 ‘무아지경’을 경험한다고 했다.

평생 코레일에서 근무해온 김씨는 무기력과 허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악기를 집어들었다.

고등학교 때 트럼펫을 연주했지만, 색소폰에 ‘필’이 꽂혔다.

아무도 재촉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지만, ‘사랑은 아무나 하나’, ‘만남’,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 귀에 익숙한 곡들을 연주하고 새로운 곡을 배우는 게 더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색소폰 연주에만 매달린다’고 눈을 흘기던 아내 김재님씨도 이젠 동반자가 됐다. 함께 연습실을 찾아 부부로서 또 다른 교감을 나누고 있다. 그는 아들에게도 색소폰을 선물했다.

김씨는 “부부가 취미를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음악은 또 다른 차원의 사랑을 확인하고 교감을 나누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악기를 함께 배우는 사람들과 함께 지난해 소록도에서 위문 공연을 하는 등 음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년들의 로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금빛 색소폰. 이들이 색소폰을 불기 시작한 이유는 다양하다. 어린 시절부터 품어왔던 악기에 대한 동경, 음악에 대한 관심 등.

이처럼 색소폰에 빠지게 된 이유는 다르지만, 함께 꾸는 꿈은 같다. 호흡할 수 있을 때까지 색소폰을 불고 자신이 원하는 곡을 잘 소화하고 싶다는 거다.

김씨와 같은 학원에서 색소폰을 부는 이중범(62)씨는 택시회사 간부로 정년 퇴직한 후 새인생을 열고 있다.

새롭게 도전할 목표를 찾다 보니 색소폰을 불게 됐다. 평소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무조건 색소폰을 구입했다. 그러나 5개월여 망설이던 끝에 용기를 내 학원 문을 두드렸다.

이씨는 “정년 퇴직 후 무료하게만 느껴졌던 시간이 색소폰을 배우고 나자 이젠 아까운 시간이 됐다. 음악을 듣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연주하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웃었다. 그는 “어려운 곡을 연습하고 터득할 때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낀다”며 주저하지 말고 악기를 배우라고 권장한다.

부동산을 하고 있는 김덕진(63)씨는 봉사활동을 위해 색소폰을 접했다. 송원대학 자연요법과를 졸업한 후 8년 여동안 침술 봉사활동을 펼쳐온 그는 음악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전혀 악보를 볼 줄 몰랐지만, 노인타운에서 3개월여 오카리나를 배운 것이 색소폰 연주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곡을 연습하면서 2∼3시간 동안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어 좋다. 색소폰 소리를 소외된 이웃에 들려주는 게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또 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업, 개성을 가진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했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최의묵 원장은 악기를 처음 배울 때 남성들의 경우 색소폰, 클라리넷, 여성은 플루트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기타의 경우 한 줄에서도 키를 잡는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음이 나는 등 음역이 넓지만, 색소폰은 음역이 넓지 않기 때문에 배우기 쉽다는 것이다. 다만, 소리가 커서 연습을 위한 학원 등 공간이 필요하다. 색소폰과 음역이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악기가 작은 클라리넷도 배우기 좋다. 플루트도 배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권장되는 악기다.

최 원장은 “취미로 배우지만 실력이 빨리 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프로 연주가가 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배우지 않으면 악기를 연주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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