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못 배웠던 한도 풀고, 즐겁게 한글을 읽고 쓰고, 셈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혼자서도 버스를 타고 이젠 자식들 집을 마음대로 찾아 갈 수 있게 돼 정말 기쁩니다”

김몽금(83)할머니는 문해(文解)교육을 통해 한글을 깨우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6일 영암군 신북면 유곡리 1구 닭실마을 복지회관. 영암군 문해학교 제3기생 60∼80대 노인 27명은 이날 수료식 겸 ‘책걸이’를 가졌다. 주름진 얼굴의 학생들은 문해지도사 박진원(59·영암군 농민회 수석부회장·뒷줄 맨왼쪽)씨에 대한 고마움과 아쉬움을 달래며 ‘스승의 은혜’를 함께 불렀다. 〈사진〉

영암군이 평생교육 도시로 지정받아 정부 지원으로 문해교육을 실시한 지 올해로 3년째. 군이 지난 2008년 1월 제1기 왕인 문해학교를 실시한 이래 비문해 노인들의 배움의 열기는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군은 앞으로도 매년 1천여 명씩 농한기 동안 문해교육을 실시해 관내 비문해자가 한 명도 없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농민회 활동을 하다 3년째 문해교육을 하고 있는 박진원씨는 “지난 2005년 실시한 영암군의 초등과정 미이수자가 7천여 명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비문해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처럼 어르신들을 가르치기보다는 함께한다는 즐거움으로 가르친다”고 말했다.

한편 왕인문해학교는 지난 2008년부터 1기생 266명, 제2기생 667명 등 현재까지 제3기를 운영, 2천31명이 수료했다.

/중부취재본부=이상휴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