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치러진 한국어검정능력시험을 처음부터 준비한 한국산업인력공단 네팔지사의 시버 포커렐(33)씨는 “네팔 총선이 맞물려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큰 문제 없이 시험을 치른 것도 기적 같은 일”이라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진 않았지만 브로커와 정치인들이 독점하던 과거의 인력송출 시스템보다는 훨씬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이번 시험을 평가했다.
두 달 동안 밤낮없이 시험을 준비한 포커렐씨의 얼굴은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진짜 힘들었던 것은 네팔의 정치적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네팔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을 이용하면서 선발과정에 대한 헛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유력한 3개의 정당에 한국송출 인력을 배분했다’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정치인에게 줄을 대지 않으면 결국 한국땅을 밟을 수 없다’는 소문들이었다. 실제로 각 당의 후보들은 길거리 유세에서도 ‘우리 당을 밀어주면 한국에 많이 보내주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정 또한 제도가 정립되는 한가지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포커렐씨는 “앞으로도 2, 3차 시험이 이어지면 어떠한 외압도 시험에 개입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이들이 알게 될 것”이라며 “잠시 응시생들을 혼란하게 만들고, 이용했던 이들도 시험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