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평동공단에 자리한 금형기업 (주)세지의 대표 조성권 사장은 지난 해 7월 처음으로 외국인 노동자 3명을 고용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까’, ‘직원들 간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까’ 하는 우려를 했지만 지금은 열심히 일하는 그들을 보며 연말에 추가로 2명을 더 고용할 까 생각중이다.
조 사장은 “금형은 물론 상당수 업종들의 작업환경이 많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3D업종에서 일하려는 젊은이들의 적다”면서 “2∼3개월 일하다 월급 타면 그만 두는 일이 많아 국내 노동자를 고용하는 건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아주 후한 평가를 내린다. 일단 우리가 하기 꺼리는 일을 대신 해줘서 고맙고, 필리핀 노동자의 경우 대다수가 고학력자여서 손놀림이 약간 더딜지라도 일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몇 달 하고 그만두는 우리 젊은이들과 달리 손짓, 발짓으로 어렵게 배우면서도 기술을 터득하려는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회사 대표 말고도 기숙사 사감(?) 역을 맡고 있다. 화장실 청소, 환기, 침대 시트 등 청결은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다. 고향의 가족 사항과 수시로 생기는 변화를 일일이 체크한다.
이런 분위기 탓에 직원들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동료로 편하게 대할 뿐만 아니라 과 함께 모여 회식하기를 좋아하고, 간부들은 돌아가며 그들을 위한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다.
빌 등 3명을 경기도 화성 직업훈련원에서 이 곳으로 직접 데려온 직원 문성준(31)씨는 “의사소통이 안되는 상태에서도 열심히 배우려는 자세에 사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감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희종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