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 선운초등학교 학생들이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기억하는 뜻깊은 분재 전시회를 열었다.

선운초 5학년 9반 24명 학생들은 지난 18일 교내에서 ‘근로정신대 알리기 위한 국화 분재 전시회’를 열고, 판매 수익금 38만 1800원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기부했다.

담임 임광철 교사와 함께 근로정신대 할머니 자서전을 읽고, 관련 영상 감상 및 소감문 작성 등 활동을 해 온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10일 학생들은 임광철 교사가 키운 묘목을 일일이 화분에 옮겨 심었다. 또 화분을 햇볕이 잘 드는 교실 창가에 두고 20여일 동안 돌봤다.

선운초 관계자는 “학생들이 회의를 벌여 국화 분재를 팔아서 좋은 일에 쓰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자기가 만든 화분은 절대 자기가 사 가지 않기로 서로 약속을 정했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분재 80여점이 전시됐다. 학생들은 물론 취지에 공감한 함평농업기술센터에서도 분재를 보탰다. 분재 뒤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사연을 소개한 판넬과 함께 작은 무인 모금함도 비치됐다.

3000원부터 7000원까지 학생들이 각자 가격을 매긴 분재들은 판매 시작 40분만에 완판됐다.

임 교사는 “이틀 판매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시작하자마자 40분 만에 완판돼 버리고 말았다. 미리 점찍어 둔 사람이 많았나보다”며 “어떤 1학년 한 학생은 교장선생님한테까지 찾아와 ‘나도 하나 사고 싶은데 남은 게 없느냐’고 직접 묻기도 했다”고 웃었다.

이어 “아이들이 정들었던 화분을 떠나보내 서운하지 않느냐 물으니, 오히려 ‘좋은 곳에 쓰이니까 기분이 좋다. 안 팔렸으면 더 서운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