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데, 으뜸인재로 선정해주셔서 부담감이 큽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알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어느 누구도 컴퓨터를 쉽게 접하고 이용해 삶의 질이 더 높아지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광양 백운고등학교 3학년인 심유성(18)군은 공대 컴퓨터공학과나 IT융합학과에 지원할 생각이다.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컴퓨터라는 인류의 발명품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실행하기 위한 첫 단계다.

“저는 오른손·발 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오른손이 불편해 주로 왼손을 사용하지만, 주위의 도구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 불편함을 제가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심군은 긍정적인 성격으로 장애를 넘어서 불편함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UI(User Interface)와 UX(User Experience)를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대회에 나가 자신의 실력을 검증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주관한 미래도전 프로젝트에 참여해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고 개발했으며, 지난 2020년 전남장애학생 e-페스티벌에서 SW코딩 부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전국 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국가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 참가하고, 공공데이터 중 해양환경정보를 활용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인터페이스인 ‘바다 정보제공을 위한 데이터시각화 앱’ 아이디어를 제시해 장려상을 받았다.

“현재 그래픽스 운용사 및 네트워크 관리사 등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스 운용사는 낙방했고, 네트워크 관리사는 실기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요. 언젠가 필요한 모든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입니다. 지금도 컴퓨터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에게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초등학교 때 몸이 약간 불편한 심군에게 아버지 심훈(50)·어머니 류현아(50)씨가 사준 컴퓨터는 좋은 친구이자 연구해야할 대상이었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움직이면 해법을 제시하는 이 기계를 더 잘 이용하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모두가 컴퓨터 관련 서적입니다. 특히 컴퓨터 언어인 코딩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보고 있어요. 언어를 완벽하게 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죠. 조금씩 늘어가는 코딩에 대한 지식과 재능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 코딩 학습 지도’도 나가고 있는데, 이러한 실습이 몸에 익숙하게 만들어줍니다.”

심군은 교육봉사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고, 진로에 대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과 레크레이션 활동을 하며 4차산업 시대에 어르신들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UI·UX 디자인도 고민하게 됐다.

“봉사에서 계기나 깨달음을 얻었어요. 오히려 저에게 더 보탬이 된거죠. 지역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제 능력으로 가능한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대학에 들어가 제 실력을 더 쌓아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