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국제사회 우려와 어민 등 자국 내 반발 여론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을 끝내 공식화했다.

125만t 이상의 방사능 오염수를 1년 반~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해양 배출하는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최인접국인 한국, 그중에서도 국내 수산물 생산 1위의 전남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정부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결정했다.해양 방류 전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 방사성물질을 제거하지만 삼중수소는 걸러내지 못하므로 물을 섞어 희석한 뒤 방출한다는 것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승인 등 관련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방출까지는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일본이 해양 방출을 강행할 경우 오는 2051년까지 장기간 방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 등 정부는 지난달 18일 기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탱크에는 오염수 125만844t이 저장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조사 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정부 연구기관 분석 결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 한 달 이내 전남 앞바다 등 서해와 제주해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앞서 나온 바 있어 지역 어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전남도도 이날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일본이 해양 방출을 강행할 경우, 모든 일본 수산물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전남도는 이날 김영록 지사 명의의 입장문에서 “125만t이 넘는 막대한 양의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하기로 한 것은 우리 도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검증을 요구했다.

정부도 이날 일본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염수 방류 결정은 주변국의 안전과 해양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일본의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 및 양해 없이 이루어진 일방적인 조치”로 규정한 뒤 “우리 국민의 안전과 해양환경 피해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포함할 것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다. 또한 “IAEA 등 국제사회에는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 우리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고, 오염수 처리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국제적 검증 추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