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통기타 음악을 연주하며 해남 특산물도 알리는 밴드가 있다.

해남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3인조 통기타 밴드 ‘낭만사오정’(대표 이유정)이 최근 해남군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유정(여·45·개명 전 이유경) 대표는 “홍보대사가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는데, 감개무량하고 기분 좋다”는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낭만사오정은 지난 2017년 11월 결성했다. 이 대표가 활동하던 해남 지역 통기타 팀이 해체 위기에 처하자, 지금의 멤버를 영입해 팀을 꾸린 것이 시작이었다.

이들은 귀가 어두워 엉뚱한 말을 하는 ‘사오정’과 같이 개성과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의미와 통기타 특유의 ‘낭만’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2017년 12월 해남군 문내면 장터에서 첫 공연을 연 뒤 전국통기타연합(회장 류현)에 가입, 전국 공연에 나서게 됐다. ‘사랑아’, ‘그 집 앞’, ‘숨바꼭질’ 등 빠르고 경쾌한 리듬으로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이 주 레퍼토리다.

“모든 공연 순간순간이 뿌듯하지만, 특히 먼 타지에서 우리를 알아줬을 때 가장 기분 좋아요. 한반도 최남단에서 서울까지 다양한 곳에서 무대에 서는 게 감격스러운 일이죠.”

이들은 해남뿐 아니라 서울, 이천, 목포, 진도 등 전국 곳곳에서 공연을 열어 왔다. 지금까지 참가한 80여회 공연 중 50% 이상이 외지 공연이었다.

이들은 노래만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외지 공연을 할 때마다 고구마, 쌀, 절임배추, 곱창김 등 해남 특산물을 경품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들에게 공연은 음악을 즐기면서 팀도 알리고, 고향 해남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보통은 주최측에서 경품을 준비하는데, 통기타 전문 공연이다 보니 기타 관련 물품이 많았어요. 하지만 우리 삶,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니 관객이 더 좋아해 주셨죠. 공연 이후 해남을 찾아 특산품을 사 갔다는 연락도 자주 옵니다.”

이들이 해남 홍보에 앞장서게 된 것은 지난 2018년 11월 전국통기타연합의 초대로 참가한 첫 서울 공연 때부터였다. 이 대표는 “공연, 팀 자랑만 하고 끝나기보다 해남의 대표로서 특산품으로 지역 홍보를 하자고 멤버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돌아봤다.

이같은 활동은 전국 각지에서 낭만사오정을 특별한 밴드로 기억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해남군이 나서 공연 때 제공할 다양한 특산물을 후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출연료 등 밴드 활동을 통한 수익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해남군 현산면에 불우이웃을 위한 해남사랑상품권 100만원을 기부한 것이 그 예다.

“처음 밴드를 결성할 때부터 ‘모이는 돈은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으로 줬으면 좋겠다’고 뜻을 모았어요. 앞으로도 수익이 생길 때면 항상 기부금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사회인 밴드로 모인 이들은 각자 직업도 천차만별이다. 프리랜서 밸리댄스 강사부터 공무원, 농자재 회사 대표 등 직업군이 제각각인 만큼 서로 연습시간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낭만사오정 멤버들은 “무대에 오를 땐 프로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늦은 시간까지 연습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앞으로도 지금처럼,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고 전국 무대를 돌며 홍보도, 공연도 변함없이 계속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