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먼저 친절과 사랑을 베풀면 온 세상도 나를 사랑할 것입니다.”

올 마지막 동구 아카데미 강좌가 지난 13일 동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은 혜민스님이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혜민스님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마음치유학교 교장이자 미국 뉴욕 불광선원 부주지를 맡고 있다.

이날 강연의 키워드는 ‘행복해지는 방법’.

혜민스님은 “행복을 밖에서, 소유에서 찾지 말고 감사함에서 찾자”는 말로 시작했다. 감사할 줄 알면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감사하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혜민스님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스스로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오프라 윈프리를 예로 들었다. 오프라는 하루 5가지씩 감사할 일을 찾아 적었고, 그 덕에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며 차츰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불만거리를 찾다 보면 자꾸 문제점과 나쁜 점만 보입니다. 반대로 감사할 거리를 찾다 보면 좋은 점이 눈에 띕니다. 어디를 볼 것인가는 여러분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하루 5가지씩 감사하는 일을 찾아 적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마운 일이 없을지 찾아 살피게 됩니다.”

혜민스님은 또 하나의 행복의 근원으로 ‘친구’를 강조했다. 서로 불러 주고, 함께 놀아주며 다양한 경험까지 선물하면서 행복을 더한다는 것이다.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선생님과 만나 패션 경연대회 등 새로운 세상을 접했고,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와 만나며 야구도 보고, 다양한 선수들과 만나볼 수 있었어요. 이처럼 친구란 다채로운 경험으로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인생의 ‘콘텐츠’입니다.”

혜민 스님에 따르면 친구는 행복의 근원 중 하나인 ‘연결감’도 제공한다. 그는 친구 외에도 자연과의 연결, 자기 몸과의 연결에서도 연결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혜민스님은 2분여 동안 짧은 명상을 통해 ‘자기 몸과의 연결감’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수차례 심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식이었다.

“현대인은 늘 마음이 어지러워 잠도 잘 못 이룰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를 다스리는 법은 간단합니다. 몸을 풀고 깊게 심호흡을 하면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집니다. 스스로 다스리며 자기 몸과의 연결감을 느끼는 것이죠.”

“스님인데도 부부관계 상담이 잦다”는 그는 부부와 커플 등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사람들은 관계를 통해 어릴 적 겪은 ‘결핍’을 충족하고 싶어하며, 관심, 인정 등 특정한 결핍을 채워줄 때 사랑을 느낀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함께 있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게 상대가 원하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곤 해요. 내가 원하는 사랑이 아닌 상대가 원하는 사랑을 줘야 서로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혜민스님은 한 차례 더 명상을 진행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10여분 동안 이어진 명상을 통해 스스로 몸과 마음에 감사하고, 앞으로 행복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