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키커 구영회(25·애틀랜타 팰컨스)의 미국프로풋볼(NFL) 재입성은 포기할 줄 모르는 집념으로 만들어낸 작은 기적이다.

구영회는 5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지역지인 ‘애틀랜타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로스앤젤레스 차저스에서 방출된 순간을 떠올리며 “그러한 역경은 키커로서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에 이민 간 구영회는 조지아 서던 대학을 졸업하고 2017년 5월 차저스 구단에 입단했다.

프리 시즌 동안 기량을 인정받은 구영회는 주전 키커 조시 램보를 밀어내고 차저스의 개막전 키커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구영회는 데뷔 시즌 첫 4경기에 나와 6번의 필드골 시도 중 3번 성공에 그친 뒤 2017년 10월 방출당했다.

키커는 잘해야 본전인 포지션이다. 그런데 구영회는 첫 두 경기에서 팀의 승리와 직결된, 결정적인 필드골을 잇달아 실축했다.

구영회의 재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구영회는 포기하지 않았다. AJC에 따르면 구영회는 방출 이후 전설적인 키커인 존 카니와 훈련하며 실력을 갈고닦았다.

카니는 NFL에서 1988년부터 2010년까지 활약한 레전드 키커다. 구영회는 46세까지 NFL 무대에서 뛰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카니로부터 노하우를 배우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구영회는 “내 기술을 완성하려고 애썼다”며 “실수를 없애려고 매일 훈련했다. NFL에서 23년간 뛴 카니에게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구영회는 올해 2월 출범한 미국 신생 풋볼리그인 AAF(Alliance of American Football)에서 애틀랜타 레전드 소속으로 14번의 필드골 기회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모두 성공했다.

AAF에서의 활약을 통해 달라진 기량을 입증한 구영회는 수많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끝에 결국 애틀랜타와 계약에 성공하며 NFL 재입성의 꿈을 이뤘다.

그는 “나는 신념을 잃지 않고, 기량을 연마했다”며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려고 했다.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방출은 키커로서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나는 실패에서 배우고, 다시 일어섰다”고 했다.

구영회는 “2년 전의 경험 덕분에 NFL에서 뛴다는 것이 어떤 건지 알게 됐고,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9주 차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고 한 주 휴식을 취한 애틀랜타(1승 7패)는 11일 뉴올리언스 세인츠(7승 1패)를 상대로 10주 차 경기를 벌인다.

구영회는 “팀 적응은 쉬웠다”며 “모든 선수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한 주 휴식을 취한 것도 적응하는데 시간을 벌어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