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라오스에 야구 전파 ‘야구 외교관’
2019년 10월 30일(수) 04:50 가가
이만수 전 SK 감독 3년전 사단법인 설립
국내 유소년 야구 지원 라오스서 야구 재능기부
지난해 라오스 대통령 훈장...야구장 건립·亞대회 개최 목표
국내 유소년 야구 지원 라오스서 야구 재능기부
지난해 라오스 대통령 훈장...야구장 건립·亞대회 개최 목표
“후배들이 보고 따라와 줬으면….”
선수 시절 ‘헐크’로 사랑을 받았던 이만수 전 SK감독은 지난 2016년 사단법인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우고 제2의 야구 인생을 펼치고 있다.
국내 유소년 야구 꿈나무에게 야구 장비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라오스에서 야구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전 감독의 활동 무대는 광주로 넓혀졌다. 그는 지난 21일 한국에 입국한 라오스 야구대표팀의 단장을 맡아 분주한 며칠을 보냈다. 라오스 대표팀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의 ‘2019 개도국 선수 초청 합동훈련’의 하나로 광주에서 광주일고 선수들과 훈련을 가졌다. 이들은 29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친선 경기를 끝으로 30일 라오스로 돌아간다.
이 단장은 “처음에는 10일 동안 얼마나 배울까 기대를 많이 안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많이 성장해서 깜짝 놀랐다”며 “라오스에는 야구장도, 다른 팀도 없고 우리끼리 순수하게 연습하고 끝난다. 본인들의 실력을 잘 몰랐는데 많은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잘하는 선수들과 어울리다 보니 덩달아 잘하게 된 것 같다. 그 힘을 알게 됐다. 이번 시간이 큰 선물이 됐다”고 이번 훈련을 평가했다.
라오스에서 야구는 낯선 스포츠였다. 이 단장의 주도로 처음 라오스에 야구협회가 창설됐고, 협회 부회장으로 야구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 받아 2016년에는 총리 명의 훈장을 받았다. 2018년에는 대통령 훈장을 받는 등 ‘야구 외교’를 톡톡히 하고 있다.
“문화체육부에서 초청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이 단장은 “선수들이 이곳에서 보고 깨달은 것을 친구와 주위 사람들에게 다 이야기할 것이다. 그 영향력은 크다. 소문이 금방 나기 때문에 한국 야구 뿐만 아니라 라오스의 야구가 좀 더 올라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오스에는 야구라는 단어도 없었다. 한국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주고, 어떻게 하다 보니 총리상, 대통령상도 받게 됐다. 지난 9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라오스에 오셨을 때도 야구 이야기가 나왔다”며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 아시아 대회를 치렀다. 라오스에 방송이 하나 밖에 없는데 두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많은 이들이 야구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 선수로서 받은 큰 사랑을 야구로 갚고 있다는 이 단장은 ‘먼저 걸어가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야구 팬들에게 일단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야구를 50년 했기 때문에 잘 안다. 연예인, 스포츠인들은 받는 데만 익숙하다. 평생 받다가 손을 펴면 다 놓게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인기, 명예 재물을 잡았었다. 쉽지는 않지만 야구인들이 이제 야구만 해서는 안 된다. 시민으로, 국민으로 그 일원이 되어야 한다. 재능을 환원하고 봉사도 하고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존경 받기 위해서는 어려운 곳, 가까운 곳에 나눠주고 함께 해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영향력은 크다. 일반 사람보다 좋은 일을 했을 때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며 “선수가 반대로 하면 수 많은 사람이, 팬이 상처를 받게 된다. 그래서 행동을 조심해야한다. 프로야구가 100년 이상 가기 위해서는 봉사도 하고, 환원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배들의 ‘행동’을 강조한 이 단장은 자연스럽게 후배들의 걸음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가 선행하고, 기부하는 이유는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다.
이 단장은 “재능 기부를 하는 것은 후배들이 보고 따라오라는 의미다. 자랑하려고,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보고 따라와 달라는 것이다”며 “그것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 언론에도 많이 다뤄지면서 선수들이 기부도 많이 하고 사회 봉사활동을 하는 것 같다. 선수들이나 부모에게서 ‘프로 선수가 안 되더라도 감독님처럼 사회나가서 봉사하겠다’는 편지를 받기도 한다. 그럴 때면 힘들 었던 것을 다 잊게 된다. 내 뜻을 선수들이 알아준 걸로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묵묵히 지금처럼 길을 걸어가겠다는 이 단장에게는 ‘20년 프로젝트’가 남아있다. 혼자 할 수 없는, 후배들이 함께 해줘야 하는 꿈이다.
이 단장은 “20년 프로젝트를 하는 게 꿈이다. 라오스에서 4면의 야구장을 짓고, 그 다음에는 아시아 대회와 세계 대화를 여는 게 꿈이다”며 “내가 (생전에)못보고 갈 것을 안다. 나는 20년 동안 야구장 짓는 주춧돌만 놔주고 후배들이 그 꿈을 이어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 이어 강팀이 되는 라오스를 꿈꾸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
선수 시절 ‘헐크’로 사랑을 받았던 이만수 전 SK감독은 지난 2016년 사단법인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우고 제2의 야구 인생을 펼치고 있다.
국내 유소년 야구 꿈나무에게 야구 장비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라오스에서 야구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전 감독의 활동 무대는 광주로 넓혀졌다. 그는 지난 21일 한국에 입국한 라오스 야구대표팀의 단장을 맡아 분주한 며칠을 보냈다. 라오스 대표팀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의 ‘2019 개도국 선수 초청 합동훈련’의 하나로 광주에서 광주일고 선수들과 훈련을 가졌다. 이들은 29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친선 경기를 끝으로 30일 라오스로 돌아간다.
“문화체육부에서 초청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이 단장은 “선수들이 이곳에서 보고 깨달은 것을 친구와 주위 사람들에게 다 이야기할 것이다. 그 영향력은 크다. 소문이 금방 나기 때문에 한국 야구 뿐만 아니라 라오스의 야구가 좀 더 올라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 선수로서 받은 큰 사랑을 야구로 갚고 있다는 이 단장은 ‘먼저 걸어가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야구 팬들에게 일단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야구를 50년 했기 때문에 잘 안다. 연예인, 스포츠인들은 받는 데만 익숙하다. 평생 받다가 손을 펴면 다 놓게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인기, 명예 재물을 잡았었다. 쉽지는 않지만 야구인들이 이제 야구만 해서는 안 된다. 시민으로, 국민으로 그 일원이 되어야 한다. 재능을 환원하고 봉사도 하고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존경 받기 위해서는 어려운 곳, 가까운 곳에 나눠주고 함께 해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영향력은 크다. 일반 사람보다 좋은 일을 했을 때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며 “선수가 반대로 하면 수 많은 사람이, 팬이 상처를 받게 된다. 그래서 행동을 조심해야한다. 프로야구가 100년 이상 가기 위해서는 봉사도 하고, 환원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배들의 ‘행동’을 강조한 이 단장은 자연스럽게 후배들의 걸음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가 선행하고, 기부하는 이유는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다.
이 단장은 “재능 기부를 하는 것은 후배들이 보고 따라오라는 의미다. 자랑하려고,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보고 따라와 달라는 것이다”며 “그것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 언론에도 많이 다뤄지면서 선수들이 기부도 많이 하고 사회 봉사활동을 하는 것 같다. 선수들이나 부모에게서 ‘프로 선수가 안 되더라도 감독님처럼 사회나가서 봉사하겠다’는 편지를 받기도 한다. 그럴 때면 힘들 었던 것을 다 잊게 된다. 내 뜻을 선수들이 알아준 걸로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묵묵히 지금처럼 길을 걸어가겠다는 이 단장에게는 ‘20년 프로젝트’가 남아있다. 혼자 할 수 없는, 후배들이 함께 해줘야 하는 꿈이다.
이 단장은 “20년 프로젝트를 하는 게 꿈이다. 라오스에서 4면의 야구장을 짓고, 그 다음에는 아시아 대회와 세계 대화를 여는 게 꿈이다”며 “내가 (생전에)못보고 갈 것을 안다. 나는 20년 동안 야구장 짓는 주춧돌만 놔주고 후배들이 그 꿈을 이어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 이어 강팀이 되는 라오스를 꿈꾸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