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흑산성당’

20대에 책 1만권을 읽었다고 자부할 만큼 다독가(多讀家)였던 매천(梅泉) 황현(1855∼1910)의 유품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국권피탈 소식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황현의 유품을 ‘매천 황현 문방구류’, ‘매천 황현 생활유물’로 나눠 각각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5일 밝혔다.

‘매천 황현 문방구류’는 벼루, 벼룻집, 필통, 연적, 지구의, 도장 등 19점으로 구성돼 있다. 벼루 3점에는 직접 지은 벼루명이 새겨져 있으며, 특히 1 점에는 “바탕이 올곧으며 아름다운 게/ 덕을 지닌 군자의 빛과 같으니/ 오래도록 진실로 좋아하리라”(貞固含章 君子之光 其壽允臧)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또한 ‘매천 황현 생활유물’은 안경과 안경집, 호패, 합죽선, 상투관, 표주박, 책장 등 35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시가 심했던 황현은 20대 중반부터 안경을 썼으며 채용신이 그린 초상화에도 안경을 착용한 모습이 나온다.

문화재청은 “이들 자료는 역사가이자 시인인 매천의 면모를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역사적·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며 “동시대 선비문화와 생활상을 드러내는 문화재”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1958년 흑산도에 세운 천주교 성당인 ‘신안 흑산성당’(등록문화재 제759호)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