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 오류인가 가동승인 하루만의 정지 부담 때문인가
한빛원전 1호기 12시간 늑장 가동 중단 원인 놓고 의견 분분
2019년 05월 22일(수) 00:00

21일 오후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핵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 회원들이 한빛1호기를 즉각 폐쇄하라며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대체 왜 한국수력원자력 한빛본부(한빛원전)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로 즉시 정지’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장장 12시간 가까이 원자로 시험가동을 멈추지 않았을까. 원전업계에서는 “현행 원전운영기술지침서가 올바로 규정되지 않았다. 지침서를 뜯어 고쳐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원안위로부터 가동 승인 받은지 하루 만에 발전소 정지 사유가 발생한 탓에 무리하게 운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일 오전 10시30분 제어봉 제어능력 시험 중 빚어진 실수로 불과 1분 사이 노외중성자속 출력(노심출력)이 제한치(5%)를 크게 웃도는 17.2%까지 치솟았다.

원전운영기술지침서(매뉴얼) 규정대로라면, 즉시 원자로를 정지시켰어야 했는데도 한수원이 같은 날 밤 10시 2분까지 원전 시험가동을 계속한 것을 두고 제기되는 의문이다.

한수원 고위 관계자는 “제어봉 교정(편차 조정)을 하던 중 운전원이 제어봉을 인출해 출력이 급상승했고, 당시 노외충성자속 출력이 4.8%에서 1분 사이 17.2%까지 제한치를 초과한 것은 사실이고 이런 사실은 즉시 인지했다”며 “문제는 현행 지침서는 기준점을 ‘열출력의 5%’라고 명시했는데, 당시 저희가 확인한 건 노심출력(17.2%)이어서 가동 정지 사유가 아닌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병섭 박사(원자력공학)는 “현행 지침서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건(1986년)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수원이 작성하고, 원안위가 승인해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순간적인 변화치가 포착되기 힘든 열출력이 아니라 실시간 출력이 확인 가능한 노심출력으로 기준점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기준도 열출력으로 같다. 지침 잘못은 없다. 그 걸 우리가 한 번도 적용해본 사례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전 전문가인 이정윤 기술사(기계공학)는 “제어봉 이상으로 출력이 급승한 시각이 오전 10시30분이고,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기술진이 오후 3~4시쯤 현장에 도착해 즉각 가동 정지 사유라는 것을 알았을 텐 데, 가동이 정지 된 것은 밤 10시”라며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이 능력이 안 되면 원안위라도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원안위 역시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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