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노선 경쟁입찰·업체 구조조정 통해 재정 지원 줄여야
2019년 05월 22일(수) 00:00 가가
세금먹는 하마 버스준공영제, 신안 완전공영제서 해법 찾는다
인건비·운영비 등 매년 수백억 적자… 광주시 전액 부담
신안, 공무원이 버스 운행 업무… 인건비 등 대폭 절감
지역민 참여 노선 결정으로 운행횟수 늘고 이용불편 줄어
인건비·운영비 등 매년 수백억 적자… 광주시 전액 부담
신안, 공무원이 버스 운행 업무… 인건비 등 대폭 절감
지역민 참여 노선 결정으로 운행횟수 늘고 이용불편 줄어
‘밑빠진 독에 혈세 퍼붓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대중교통의 공공성과 편의성 증진 등의 성과에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는데다, 규모도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나온다. 버스 업체들의 경영 개선 및 자구노력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되는데다, 방만 경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준공영제 뿐 아니다. 준공영제가 아닌, 전남지역 시·군별 농어촌버스에 대한 재정지원금도 매년 수백억원에 달한다.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면서, 수익노선의 경쟁입찰제, 오지노선의 완전공영제, 업체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정 지원 규모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운송수입·손님은 주는데 지역민 부담은 더 늘어=광주지역 10개 시내버스업체들의 지난해 운송 원가는 1964억원, 운송 수입은 1325억원이다. 이 업체들의 적자는 639억원에 달했다. 적자분은 광주시가 전액 지원했다. 올해는 더하다. 광주시는 올해 버스업체들의 운송원가를 2040억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운송수익은 1280억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자 규모만 716억원에 이른다.
특히 인건비 인상이 적자 규모를 키우는 데 한몫을 했다. 버스기사를 비롯한 사장·임원·사무직원 등 버스업체 인건비는 1280억원(2017년)에서 지난해 1340억원 수준으로 뛰었고 올 들어서도 1396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버스기사가 아닌, 관리직원 인건비만 75억원(2015년 기준)이 넘었고 임원 인건비도 12억원(2015년 기준)을 웃돌았다.
전체 인건비 규모도 1019억(2012년)→1046억(2013년)→1075억(2014년)→1159억(2015년)→1239억(2016년) 등으로 매년 27억~84억원 상승했다. 연료비(2016년 268억→2017년 274억→2018년 270억), 정비비(2016년 56억→2018년 61억→2019년 62억) 등에 견줘 상승폭도 크다.
반면, 운송수입은 1308억(2013년)→1296억(2014년)→1261억(2015년) 등으로 줄었다가 요금 인상으로 2016년 1308억원, 2017년 1355억원까지 늘더니 지난해 1325억원, 올해 1280억원 등으로 감소세다. 결국 승객 수 감소 등으로 운송 수입은 감소하는데도 지원금은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광주시가 준공영제를 통해 버스업체 적자분을 보전해주고 노선 조정·배차간격, 서비스 등 일부 권한을 관리하겠다고 나섰지만 경영 합리화를 위한 버스회사들의 노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올만한 대목이다.
버스업체의 방만 경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광주지역 한 버스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광주시의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적자가 불 보듯 뻔한 버스업체가 당기순이익(53억원)의 7.54%(4억)를 배당금으로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줄이고 주민 만족도 높인 ‘완전공영제’주목=신안군의 ‘완전공영제’는 인근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하러 찾아올 정도로 주목받는 서비스다. 신안군은 전 행정구역이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 군민들의 이동을 통한 상권 활성화, 고령자·국가유공자·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교통 편의 증진, 버스 서비스 질 향상 등을 위해 지난 2007년 완전공영제 실시를 결정했다.
완전공영제 시행을 앞두고 기존 군내버스 1대당 영업보상비로 6억1300만원을 부담하고 실직보상 7500만원, 차량인수비 1억7500만원 등 8억6300만원을 들이는 등 열악한 살림살이에 189억8600만원의 대규모 예산을 지출한 건 부담이었다.
하지만 운영·관리를 군이 맡아 지출 비용을 최소화했다. 재정지원금 규모도 25억1400만원(2018년)에서 올해 27억3600만원으로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해남의 재정지원금 규모(36대)가 22억, 고흥 (49대) 49억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효율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당 연간 운송원가는 5500만원(1일 대당 운송원가 14만8890원)이다. 목포·광양·순천·나주·여수 등 5개 시의 1일 대당 운송원가는 33만1930원 수준이다.
광주시와 단순 비교해도 전체 1034대의 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재정지원금 규모가 올해 716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점, 대형 CNG 버스를 기준으로 산정한 연간 대당 운송원가가 2억2780만원인 점 등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신안군 완전공영제의 경우 읍·면 사무소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버스 운행 업무를 맡다보니 버스 기사를 제외한 사장·임원·사무직원 등을 위한 인건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65세 이상 지역민들은 무료로 이용하다보니 연간 운송수익이 7000만~8000만원에 불과하지만 간접 관리비용이 없어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신안군 설명이다. 이장 등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공영버스 운영협의회’가 직접 버스 노선과 시간을 정하다보니 오지·벽지 노선으로 인한 불편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완전공영제 이후 22대의 버스가 54대로 늘었고 22명이던 버스 기사도 64명으로 3배 가까이 많아지면서 운행 횟수도 하루 4회에서 7회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야간운항에 맞춰 공영버스를 증차하고 버스기사를 추가로 채용했다. 이러다보니 ‘완전공영제’ 시행 전 20만명 수준이던 신안지역 버스 이용객은 지난해에는 67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전남에서는 전남도와 시·군이 지원하는 버스업체에 대해 재정지원금 외에도 시·군별로 벽지노선 손실보상, 비수익노선 손실보상 등 명목으로 예산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퍼주기식’ 예산 투입 대신,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
◇운송수입·손님은 주는데 지역민 부담은 더 늘어=광주지역 10개 시내버스업체들의 지난해 운송 원가는 1964억원, 운송 수입은 1325억원이다. 이 업체들의 적자는 639억원에 달했다. 적자분은 광주시가 전액 지원했다. 올해는 더하다. 광주시는 올해 버스업체들의 운송원가를 2040억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운송수익은 1280억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자 규모만 716억원에 이른다.
반면, 운송수입은 1308억(2013년)→1296억(2014년)→1261억(2015년) 등으로 줄었다가 요금 인상으로 2016년 1308억원, 2017년 1355억원까지 늘더니 지난해 1325억원, 올해 1280억원 등으로 감소세다. 결국 승객 수 감소 등으로 운송 수입은 감소하는데도 지원금은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광주시가 준공영제를 통해 버스업체 적자분을 보전해주고 노선 조정·배차간격, 서비스 등 일부 권한을 관리하겠다고 나섰지만 경영 합리화를 위한 버스회사들의 노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올만한 대목이다.
버스업체의 방만 경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광주지역 한 버스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광주시의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적자가 불 보듯 뻔한 버스업체가 당기순이익(53억원)의 7.54%(4억)를 배당금으로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줄이고 주민 만족도 높인 ‘완전공영제’주목=신안군의 ‘완전공영제’는 인근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하러 찾아올 정도로 주목받는 서비스다. 신안군은 전 행정구역이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 군민들의 이동을 통한 상권 활성화, 고령자·국가유공자·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교통 편의 증진, 버스 서비스 질 향상 등을 위해 지난 2007년 완전공영제 실시를 결정했다.
완전공영제 시행을 앞두고 기존 군내버스 1대당 영업보상비로 6억1300만원을 부담하고 실직보상 7500만원, 차량인수비 1억7500만원 등 8억6300만원을 들이는 등 열악한 살림살이에 189억8600만원의 대규모 예산을 지출한 건 부담이었다.
하지만 운영·관리를 군이 맡아 지출 비용을 최소화했다. 재정지원금 규모도 25억1400만원(2018년)에서 올해 27억3600만원으로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해남의 재정지원금 규모(36대)가 22억, 고흥 (49대) 49억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효율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당 연간 운송원가는 5500만원(1일 대당 운송원가 14만8890원)이다. 목포·광양·순천·나주·여수 등 5개 시의 1일 대당 운송원가는 33만1930원 수준이다.
광주시와 단순 비교해도 전체 1034대의 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재정지원금 규모가 올해 716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점, 대형 CNG 버스를 기준으로 산정한 연간 대당 운송원가가 2억2780만원인 점 등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신안군 완전공영제의 경우 읍·면 사무소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버스 운행 업무를 맡다보니 버스 기사를 제외한 사장·임원·사무직원 등을 위한 인건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65세 이상 지역민들은 무료로 이용하다보니 연간 운송수익이 7000만~8000만원에 불과하지만 간접 관리비용이 없어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신안군 설명이다. 이장 등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공영버스 운영협의회’가 직접 버스 노선과 시간을 정하다보니 오지·벽지 노선으로 인한 불편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완전공영제 이후 22대의 버스가 54대로 늘었고 22명이던 버스 기사도 64명으로 3배 가까이 많아지면서 운행 횟수도 하루 4회에서 7회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야간운항에 맞춰 공영버스를 증차하고 버스기사를 추가로 채용했다. 이러다보니 ‘완전공영제’ 시행 전 20만명 수준이던 신안지역 버스 이용객은 지난해에는 67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전남에서는 전남도와 시·군이 지원하는 버스업체에 대해 재정지원금 외에도 시·군별로 벽지노선 손실보상, 비수익노선 손실보상 등 명목으로 예산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퍼주기식’ 예산 투입 대신,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