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죄 외쳤다고…초등학생 겁박하는 ‘보수 어른들’
보수단체 오늘 광주 동산초 앞에서 항의집회 열기로
시교육청·5월단체 “치졸한 행태” 비난 속 학생 보호 나서
2019년 03월 15일(금) 00:00
보수단체가 “전두환 물러가라”고 외친 광주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로 해 논란이다.

광주시교육청과 5월 단체 등은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한 치졸한 행태”라며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해당 학교는 경찰에 협조 공문을 보내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 보호 등을 요청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자칫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 발생 등이 우려돼서다. 당분간 아이들의 안전 보호를 위해 학교 안팎 경찰 배치 등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광주동부경찰 등에 따르면 보수단체 ‘자유연대’ 회원 10여 명이 15일 오전 10시 광주시 동구 동산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교장 정치적 중립 위반 항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동산초등학교는 법원과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20m 거리에 맞닿아 있다.

이들의 집회 명목은 기자회견이지만 전두환(88)씨가 광주 법정에 선 지난 11일 “전두환은 물러가라”, “전두환을 구속하라”고 외친 초등학생의 행동에 대한 항의집회 성격이 강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기자회견은 불허 가능성이 높은 집회신고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분석이다.

해당 초등학교는 집회금지 장소인 법원과 100m 내에 위치한데다, 학교 앞의 경우 학습권 침해 등으로 집회 신고 자체가 불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 단체는 방송차 1대, 현수막, 손 팻말 등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최근 광주에서 집회를 열어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했던 단체다.

보수단체의 초등학교 항의 집회가 알려지자 광주시교육청과 경찰, 5월단체 등은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당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들도 학생들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고, 일부 학생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참교육학부모회’와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5월단체·학부모단체는 기자회견 인근 장소에 모여 학생들의 안전을 살피기로 했다. 광주동부경찰도 경찰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 위법성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피의자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초등학생들을 협박하는 집회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해외 토픽에 나올 일”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손자 뻘 되는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겁박하는 단체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고 비난했다.

해당 단체 관계자는 “해당 학교장과 교감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으로 학생들이 상대는 아니다”며 “왜 학생들이 겁을 내는지 우리로선 이해하기 힘들다”고 기자회견 강행 의지를 밝혔다.

광주지법 맞은편에 있는 동산초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11일 낮 12시30분께 전씨가 광주지법에 도착하자 창문을 열고 사죄 요구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따라 불렀다. 이 학교는 영화 ‘1987’에서 배우 강동원이 연기한 이한열 열사의 모교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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