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유치원들의 실명이 공개된 이후에도 광주·전남 사립 유치원의 회계 부정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사립 유치원 상당수가 졸업 앨범비 등을 학부모에게 현금으로 받거나 업체에 송금하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교육청 지원금을 수천만 원씩 부당하게 받아 챙긴 것이다. 회계 비리가 문제가 된 이후에도 반성은커녕 부정행위를 계속하고 있었다니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최근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감사 결과 자료를 추가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사립 유치원 30곳을 감사했는데 30곳 모두에서 회계 비리 등 218건의 비위를 적발했다. 특히 광주 A유치원은 2018학년도 원비를 2017학년도 44만4500원 대비 1.01% 인상한 44만9000원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원아 1인당 프로젝트 2000만 원, 영어 3만 원, 창의 사고 수업 5만5000원을 학부모에게 현금으로 받아 실제 원비 인상률은 시교육청 기준을 훨씬 초과한 24.63%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학급 운영비 1200만 원을 부당 수령했다.

B유치원 역시 최근 3년간 졸업 앨범비와 우유 값 등을 현금 또는 업체 계좌 송금 방식으로 학부모에게 받음으로써 원비 인하 및 동결 유치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데도 교육청을 속여 8565만 원을 타 냈다. 전남도교육청도 같은 기간 9개 유치원을 감사, 9곳 모두에서 24건의 비위를 적발했다.

그러고 보니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왜 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시스템) 도입을 극도로 반대했는지 분명해진다. 국가 보조금을 제 주머닛돈으로 생각하는 사립 유치원의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국공립 유치원 확대와 사립 유치원 지원 축소 등 근본적인 해법을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